정부의 관심이 온통 집값 잡는 데 쏠려 있는 사이에 전세 시장을 중심으로 임대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다음 표는 전국 아파트 주간 상승률을 비교한 표이다.

“집값 잡는다더니 전세가 사라졌다”…서울 임대 매물 35% 급감[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올해 들어 5월 중순까지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 상승률은 평균 0.09%이다. 이는 보합 구간의 상단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연간 상승률로 환산하면 4.26% 정도라 할 수 있다.

현재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 20년간 평균 상승률 3.29%를 웃도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 20년 동안 2006년, 2011년, 2015년, 2020년, 2021년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이 오르는 해가 된다.

전세시장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올해 들어 5월 중순까지 전국 아파트 주간 전세가 상승률은 평균 0.10%로 연간 상승률로 환산하면 5.02% 정도라 할 수 있다. 이는 보합 구간을 벗어나 상승 구간의 하단에 걸쳐 있는 수준이다.

특히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매매 시장에 비해 전세 시장은 상승폭을 키워 나가고 있다. 매매 시장의 경우 0.09%였던 1분기 평균 상승률은 2분기 들어 0.07%로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세 시장의 경우 0.100%였던 1분기 평균 상승률이 2분기 들어 0.102%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전세가 상승률이 더 두드러진다.

“집값 잡는다더니 전세가 사라졌다”…서울 임대 매물 35% 급감[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올해 5월 중순까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 상승률은 평균 0.28%이다. 이는 급등 구간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재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연간 상승률은 13.9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20년간 평균 상승률 4.57%의 세 배 수준이다.

지난 20년간 이 수준 이상으로 오른 적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의 24.1%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의 16.40% 두 번밖에 없다. 현재의 서울 지역 매매가 상승률은 역대급이라 할 수 있다.

절대치로 보면 서울의 전세 상승률은 매매 시장에 비해 덜 위험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중순까지 서울 아파트 주간 전세가 상승률은 평균 0.18%로 매매 시장보다 0.1%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수치로만 보면 급등 구간인 매매 시장과 달리 전세 시장은 상승 구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추세이다. 평균 상승률이 0.17%였던 1분기에 비해 2분기는 0.20%로 상승폭을 키워 나가고 있다. 2분기 들어 전세 시장도 급등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로 들어서면 전세 시장은 상승폭을 더 키워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2분기 기준으로 현재는 전세가 상승률(0.20%)이 매매가 상승률(0.21%)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3분기 이후에는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매매가 상승률이 낮아진다는 의미가 아니고 전세가 상승률이 상승 폭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올해 25.5% 급감이런 전망의 배경은 시중의 매물 부족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매 매물의 경우 작년 말(5만7612개)에 비해 올해 5월 20일은 6만3670개로 10.5%나 늘어난 반면, 전세 시장의 경우는 같은 기간 동안 2만3263개에서 1만7335개로 무려 25.5%나 줄어들었다.

전세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월세 역시 매물이 줄어드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이다. 작년 연말에 2만1403개였던 월세 매물은 현재는 26.1%나 감소한 1만5827개에 불과하다.

임대 시장에 전세가 없는데 월세조차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집값 잡는다더니 전세가 사라졌다”…서울 임대 매물 35% 급감[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역대 평균치와 비교해도 현재의 임대 매물 부족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전세와 월세를 합한 임대 매물 재고는 5월 20일 현재 3만3162개에 불과하다. 이는 아실 사이트에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20년 1월 초부터 평균치인 5만1024채에 비해 35.0%나 적다.

계약갱신청구권이 처음 도입되어 시중의 임대 매물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던 2020년 9월~2021년 1월의 5개월 동안을 제외하고는 역사상 가장 임대 매물이 줄어든 상태라 하겠다.

참고로 임대 매물이 가장 적었던 2020년과 2021년의 서울 전세가 상승률은 12.2%와 11.9%로 지난 20년간 2~3위에 해당하는 상승률이었다.

그러면 시중의 임대 매물은 왜 이리 줄어들었을까? 정책적 변수와 공급 부족이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다주택자 압박 정책은 집이 없는 사람에게는 정신적 위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들에게 제공되던 임대 매물이 없어진다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임대 매물의 공급자가 바로 다주택자이기 때문이다. 임대료 상승 피해는 서민에게물론 정부의 주장처럼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무주택자가 집을 사면 임대매물도 줄지만 동시에 임대수요도 줄어들어서 임대 시장에 영향이 없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논리는 전국 주택 시장이 하나의 단일 시장이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이 울릉도에서 전세를 구해도 된다면 가능하다는 뜻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일자리를 구하러 상경하는 실수요자들로 인해 언제나 임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지역이다. 이런 이유로 서울의 전세가 상승률이 지방보다 높은 것이다.

다음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난 2년 동안 전국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4.9%였다. 그런데 전국의 모든 지역의 전세가 상승률이 4.9%로 똑 같은 것이 아니라 다음 표와 같이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집값 잡는다더니 전세가 사라졌다”…서울 임대 매물 35% 급감[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12.0%나 오른 서울과 같은 지역도 있는가 하면 같은 기간 동안 2.1%나 하락해 역전세난에 빠진 지역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에 있는 다주택자 A의 매물을 그 집에 살고 있던 무주택자 B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대구에서 상경한 무주택자 C도 살 수 있다. 이런 경우 그 다주택자 매물에서 살고 있던 세입자 B는 전셋집에서 나가야 하는 것이고 이런 사람이 많으면 전세난이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에 대구에서 살던 세입자 C가 서울로 집을 사서 이사를 가면, C에게 전세를 주던 다주택자 D는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역전세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실수요자가 늘어나는 지역은 전세난이 발생하는 것이고 실수요자가 줄어드는 지역은 역전세난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서투르게 시장에 개입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정부에서 할 일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세입자는 아직 집을 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집을 사기에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주택자가 집을 사려고 해도 대출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정부에서 아무리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해도 그 매물을 살 무주택자는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들이 집을 사지 못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임대 매물이 없어지면서 임대료 상승이라는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사정에 따라 자기 집에서 살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전세로 살고자 하는 사람도 있고, 월세로 살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다. 개인의 삶과 선택을 정부에서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정부에서 보호할 사람은 아직까지 집을 사지 않은 경제력을 갖춘 무주택자가 아니라 내집 마련조차도 시도할 수 없는 진짜 서민이라 하겠다. 임대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100% 정부 책임이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