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 136만8866개...전체 67.7% /
근로자 수 약 300만명...전체 직장가입 근로자의 16.5%
근로기준법 제55조, "5인 미만 사업장, 대체공휴일 적용 대상 아냐"
한국노동연구원, "헌법상 평등권 침해 소지 있어"

2026년 5월 달력 / 네이버
2026년 5월 달력 / 네이버
오는 25일 부처님오신날 대체공휴일을 앞두고 직장인들이 여행·연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약 300만명의 근로자는 달력 속 같은 빨간날에도 쉬지 못한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법적으로 대체공휴일 유급휴일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21일 국가통계포털(KOSIS) ‘사업장 규모별 적용인구 현황(직장)’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직장 건강보험 가입 사업장 202만684개 가운데 5인 미만 사업장이 136만8866개다. 전체 67.7% 수준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약 298만명으로 전체 직장가입 근로자 16.5%에 해당한다.

여기에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영세 사업장 종사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대체공휴일 사각지대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부처님, 제게도 휴일을"...300만명의 서러움
현행 근로기준법 제55조는 관공서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고 있다. 다만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사업주가 별도로 쉬게 하지 않는 이상 출근해야 하고, 휴일근로수당도 법적으로 보장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정규직 숫자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상 상시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정규직뿐 아니라 일정 기간 계속 근무하는 아르바이트·계약직 등도 포함될 수 있다. 반면 일용직처럼 일시적으로 일하는 인원은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또 4대 보험 가입 여부만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 근무 형태와 근로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4대 보험 가입자가 5명 미만이니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볼 수는 없는 셈이다.

명절, 어린이날, 광복절 등의 대체공휴일마다 논란이 반복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빨간날이 남 얘기 같다”, “같은 노동자인데 왜 누구는 쉬고 누구는 못 쉬냐”는 반응이 이어진다.특히 음식점·카페·편의점·소규모 제조업체처럼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는 현장일수록 휴일 적용은 더 어렵다. 직원 한 명만 빠져도 영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이 공휴일뿐 아니라 다른 노동 규정에서도 예외 적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연장근로 제한, 휴업수당, 일부 해고 제한 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도 일부 조항에서 차이가 있다. 또 올해 처음 근로자의날에서 노동절로 이름을 바꾼 5월 1일에도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쉬지 못했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사업장 규모만으로 노동자의 권리가 달라지는 현재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들을 종사 근로자 수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이라며 “헌법상 평등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부담도 크다고 호소한다. 직원 2~3명으로 운영되는 영세 사업장의 경우 하루만 쉬어도 매출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유급휴일까지 의무화되면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공휴일이 늘어날수록 노동시장 내 격차도 더 선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군가에게는 여행과 휴식이 예정된 연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소 같은 출근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부처님오신날과 석가탄신일은 같은 날을 가리키지만 2018년부터 ‘부처님오신날’이 공식 명칭으로 지정됐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