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소비자들, 기름값 부담에 전기차行
中 BYD, '씰' 모델로 가격·성능 모두 챙겨 국내 입지↑

BYD 씰 / 한경DB
BYD 씰 / 한경DB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국내 전기차 시장에도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틈새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국내 BYD 누적 판매량이 599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553대)보다 983.4% 급증한 수치다. 4월 판매량만 놓고 보면 2023대를 기록하며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씰(SEAL), 가격·성능 함께 갖춰
특히 전기 세단 ‘씰(SEAL)’이 국내 소비자 인식을 바꾸고 있다. 기존 중국산 자동차는 ‘가격은 싸지만 품질은 떨어진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씰은 성능과 디자인, 승차감까지 앞세우며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씰은 상위 트림 기준 530마력의 출력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8초 만에 도달한다. 일부 고성능 수입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가격은 보조금 적용 시 일부 모델 기준 3000만원대까지 낮아진다.

BYD 성장세는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8927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9.7% 급증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소폭 감소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전기차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2000원 안팎까지 오르면서 유지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1만6107대로 전년 대비 4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중고차 거래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수록 유지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차 선호 현상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빠르게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테슬라와 BYD 등 해외 업체들은 가격 인하 전략에도 적극적이다. 테슬라는 모델Y 가격을 대폭 낮췄고, BYD도 보조금 적용 시 2000만~3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한 모델들을 앞세우고 있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중대형 전기차 비중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 시리즈 대부분이 4000만원을 웃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수입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앞으로 더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싼 중국차’가 아니라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제품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지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국내 침투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