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모두 제 잘못. 스타벅스 직원들을 따뜻하게 바라봐주기를"
광주 기자, "정회장은 광주를 찾아 공개 사과를 할 생각 있는지"
오전 8시58분쯤 정 회장이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정 회장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허리를 숙였고 사과문 낭독을 마친 뒤에도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사과문 낭독에는 약 5분이 소요됐다. 그는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저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우리 사회의 역사와 희생을 기억하고 늘 국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겠다”고 운을 뗐다.
특히 스타벅스 현장 직원들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잠시 말을 고르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전국의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과 현장 직원들이 있다”며 “부디 이분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은 조직과 저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세계 측은 지난 19일부터 일주일간 스타벅스코리아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해당 마케팅이 특정 목적을 갖고 기획됐는지 여부였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현재까지 조사 결과 해당 직원들과 임원진이 고의로 해당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휴대전화 제출 거부 등으로 회사 차원의 조사에 법적·절차적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도 이어졌다. 한 광주 지역 기자는 “광주시민들과 5·18 단체 관련인들이 큰 상처를 받았는데 회장께서 직접 광주를 찾아 공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신세계 측은 “당연히 향후 적절한 시점에 내려가는 고민을 할 것”이라며 “현재는 진상규명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회사 절차가 복잡했고 아직 못 밝힌 부분도 있다”며 “향후 그룹 차원에서 광주 현장 방문 등 공개 의사표명을 할 수 있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내부 조직문화와 역사 인식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도 나왔다. 한 기자는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환경에서는 폭력이 쉽게 발생하지 않느냐”며 “신세계 내부 문화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회사는 최근 10년간 스타벅스 프로모션 일정을 전수 검토했다며 4·16 세월호 참사일이나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특정 행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직원들의 역사 인식과 관련한 고민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신세계 측은 “현재 마케팅 직원들의 연령대를 보면 20대 초반 두 명, 30대 후반 세 명인데 그들이 갖는 역사 인식이 회사가 느끼는 역사 인식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 이후 직원들 간 대화를 보면 문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발언들도 있었다”며 “20~60대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역사 인식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과의 소통 여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신세계 측은 “대통령과 직접 연락을 한 적은 없다. 뉴스나 언론을 통해 대통령이 전하는 메시지를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 (탱크데이 마케팅은)있어선 안 될 마케팅이었다.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신세계 측은 ‘탱크 텀블러’ 명칭은 실제 물탱크에서 영감을 얻은 해외 제조사의 제품명이며, 503mL 용량 역시 17온스를 환산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 4월16일 출시와 21% 할인율 역시 각각 세월호 참사일과 5·18 집단 발포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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