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부자재상가 '성지' 부상
꾸미기 문화에 Y2K 유행까지 맞물려
젤리슈즈는 고무나 PVC 소재로 만든 여름용 샌들로, 반투명한 재질이 젤리를 연상시켜 붙은 이름이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여름철 대표 신발로 자리 잡았지만, 이후 유행이 사그라들었다.
최근에는 단순히 신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미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젤리슈즈를 구매한 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리본, 비즈, 참 장식 등을 추가해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완성하고 이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는 식이다. 특히 서울 동대문 종합시장과 부자재 상가 일대는 젤리슈즈 꾸미기 재료를 찾는 젊은 층이 몰리며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SNS에서는 젤리슈즈를 구매한 뒤 각종 액세서리로 꾸미는 이른바 ‘젤꾸(젤리슈즈 꾸미기)’ 영상과 사진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젤리슈즈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8일 기준 5만4000개를 넘어섰다.
관련 키워드인 '지비츠'(3만6000건), '동대문 부자재상가'(1만3400건) 등도 높은 검색량을 기록했다.
구글 트렌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젤리슈즈' 검색 관심도는 올해 4월 중순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6월 초 최고치(100)를 기록했다.
패션 플랫폼 판매 데이터도 급증세를 보여준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부터 5월 7일까지 한 달간 젤리슈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96% 증가했다.
29CM에서도 지난 5월 약 한 달간(5월 1일~5월 28일) 젤리슈즈 관련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었다. 에이블리에서는 '젤리 슈즈'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847%, '젤리 플랫' 검색량은 100%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젤리슈즈 열풍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꾸미기 문화'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티커와 키링으로 휴대전화, 다이어리, 가방을 꾸미던 문화가 크록스 지비츠를 거쳐 신발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Y2K 패션 유행도 영향을 미쳤다. 로우라이즈 청바지, 카고팬츠, 발레코어 스타일 등 2000년대 패션 요소들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당시 대표 아이템이었던 젤리슈즈도 함께 재조명받고 있다.
Z세대의 꾸미기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트렌드 분석 기업 WGSN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Z세대가 단순히 맞춤형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디자인 과정에 직접 참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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