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솔 기자
사진=이솔 기자
미국 사회를 상징해온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에 대한 믿음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 드림은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뜻한다. 한때 미국 사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가치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취업난 등으로 인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8일(현지 시각) 시카고대 여론조사기관 NORC와 미국 성인 25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미국 성인 51%는 아메리칸 드림이 "과거에는 사실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지금도 유효하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식 변화가 두드러졌다. 30세 미만 응답자 가운데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한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46%가 같은 답변을 내놓으며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일해도 예전처럼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잭 허먼슨(27)은 엔지니어인 배우자가 장기간 취업난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면 그에 맞는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또 애틀랜타의 한 노인 거주 시설에서 일하는 안젤라 툼스(31)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독립 생활을 포기하고 방 하나를 임대해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돌보는 노년층 고객들이 젊은 시절 첫 직장을 얻은 뒤 비교적 쉽게 집을 마련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며, 현재 세대가 마주한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미국을 다른 나라보다 특별한 국가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30세 미만 미국 성인의 44%는 미국보다 더 나은 나라가 있다고 답했으며, 60세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22%에 그쳤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