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덕했는데 환불이 안돼요"…공정위, K팝 팬클럽 불공정 약관 시정
앞으로는 K팝 팬들이 유료 멤버십을 중도 해지하더라도 일정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엔터테인먼트사들이 관행처럼 유지해 온 '중도 환불 불가' 등 불공정 약관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빅히트뮤직, SM, YG,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24개 엔터테인먼트사와 6개 팬덤 플랫폼사의 팬클럽 유료 멤버십 약관을 심사해 부당한 환불 제한을 포함한 8개 유형의 불공정 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팬클럽 유료 멤버십은 가입비를 내면 일정 기간 콘서트·팬미팅 티켓 선예매, 전용 상품 구매, 멤버십 한정 콘텐츠 이용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가입비는 통상 5만원 안팎이다.

그동안 다수의 엔터사는 가입 후 7일이 지났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한 차례라도 이용한 경우 환불을 제한해 왔다. 일부는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 자체를 막기도 했다.

공정위는 멤버십 특성상 아티스트 활동 계획에 따라 제공되는 혜택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중도 탈퇴와 환불이 가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가입 후 7일 이내 이용 내역이 없는 경우 전액 환불이 가능해진다. 7일이 지났거나 일부 혜택을 이용했더라도 위약금(통상 가입비의 10%)과 이용 금액을 제외한 잔여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이용 금액은 소비자가 누린 서비스 내역을 바탕으로 산출하며 구체적인 산식은 올해 안으로 마련될 계획이다.

기존 멤버십 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새 멤버십을 갱신한 뒤 이를 환불할 경우 기존 잔여 기간까지 소멸시키던 조항도 시정됐다. 앞으로는 환불 시 기존 멤버십의 남은 기간이 복구된다.

그룹 멤버가 추가되거나 탈퇴·교체되어 원하는 콘텐츠를 보지 못하게 되더라도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한 조항 역시 시정됐다. 멤버 변동은 사업자의 관리 영역이자 귀책 사유로 볼 수 있는 만큼 기업이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아울러 공정위는 ‘경영상 이유’ 등 추상적인 사유로 서비스를 변경·중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과 ‘회사의 지침 등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 포괄적인 이유로 이용자의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할 수 있는 조항 등을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관련 사유를 구체화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K팝의 위상에 걸맞게 팬덤 업계 내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가 확보될 수 있도록 불공정 약관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