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가우디 성당 덮친 오버투어리즘...서울도 예외 아니다
144년 만에 외관 완성을 앞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이 지난 10일 기념 행사를 열었다. '신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이 코르네트 타계 100주기를 맞아 교황 레오 14세도 참석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혼잡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성당의 중앙 구조물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완공되며 사실상 외관이 완성됐지만, 기념비적 계단 등 세부 장식 작업은 2034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러한 개발이 주민 생활과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AP 통신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향후 최대 두 블록 규모의 주택이 철거될 수 있으며, 적게는 1천명에서 많게는 1만명의 주민 이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방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2천1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관광객 증가로 소음이 심해지고 교통 혼잡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 겨냥 상점이 늘어나며 도시 특색이 사라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지난해 바르셀로나에서는 600여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관광객은 집에 가라'는 피켓을 들고 관광객을 향해 물총을 쏘며 항의했다.

현지 주민 라야 씨는 "큰 행사가 열릴 때마다 야단법석이다"며 "지금은 관광객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스페인 가우디 성당 덮친 오버투어리즘...서울도 예외 아니다
이 같은 논란은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는 북촌 한옥밀집지역 내 한옥체험업 급증에 따른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북촌 지구단위계획 정비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옥체험업은 관광객들에게 한옥 숙박과 한지 공예, 전통놀이와 같은 전통문화 체험을 제공한다. 북촌 한옥밀집지역 내 체험업은 6년 전보다 121곳 늘어 현재 168곳에 달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소음과 쓰레기, 관광객 밀집에 따른 주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이에 종로구는 북촌에서 한옥이 가장 밀집한 가회동 31번지와 11번지 일대인 '북촌1구역'을 대상으로 한옥체험업 신규 허가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페인 가우디 성당 덮친 오버투어리즘...서울도 예외 아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7월 특별관리지역 지정에 이은 추가 대책이다. 앞서 종로구는 북촌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주민 불편 수준에 따라 레드존·오렌지존·옐로우존으로 나눈 바 있다. 특히 ‘레드존’에 대해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관광객 출입을 허용했지만 주민 불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구는 이달 중 주민 의견 수렴과 관계부서 협의, 전문가 자문을 거쳐 세부 내용을 마련한 뒤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와 결정 고시를 통해 최종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