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은 11일 국제기구인 아프리카벼연구소(AfricaRice)와 함께 추진한 '아프리카 벼개발 파트너십'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카파시(KAFACI,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현지에 수량성이 높은 벼 품종을 개발·보급하는 사업이다.
농진청은 지난 10년간 총 71개 품종을 개발·등록했다. 이들 품종은 헥타르(ha)당 6.6~6.8t의 높은 수량성을 띠며 부드러운 맛과 향을 갖췄다. 또한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다루는 4개월 훈련으로 23개국에서 총 44명의 벼 육종가를 양성했다.
쌀은 아프리카에서 옥수수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식량작물이다. 하지만 기존 아프리카 품종은 수확량이 적고 병해충에 취약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벼 생산성은 헥타르당 2.4t으로 아시아(5.0t)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쌀 수요가 매년 6% 이상 증가하면서 주요 소비국 상당수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농진청은 육종 기간을 단축하는 약배양(꽃가루배양) 기술과 통일형 벼 품종을 활용해 다수확 품종 개발에 나섰다. 통일형 벼는 일반 벼보다 수확량이 30% 이상 많고 병해충에 강한 품종이다. 이를 가봉에 적용해 ‘셰이(CHEYI)’, ‘음보마(MBOMA)’, ‘무카파시(MOUKAFACI)-1’ 3개 품종을 개발했다. 이들 품종은 헥타르당 7~8t의 높은 수량성을 보이며 도열병에도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농진청은 그동안 해외 각국에 벼 재배 기술을 보급해 왔다. 몽골에는 한국형 품종과 영농 기술을 전수해 약 40여 년 만의 벼 재배 성공을 지원했고,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도 수자원 관리 노하우를 전수했다. 또한 물 부족 등 척박한 환경의 아랍에미리트(UAE) 사막에서도 국산 벼 재배에 성공한 바 있다.
농진청은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아프리카 벼개발 파트너십 2단계 사업에 착수한다. 1단계 사업이 수량성과 밥맛을 높인 품종 개발에 집중했다면, 2단계 사업은 가뭄·냉해·염해 등 열악한 재배환경에서도 생산이 가능한 품종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비에 의존하는 천수답과 밭 재배에 적합한 품종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광호 농진청 기술협력국장은 “아프리카의 숙원인 쌀 자급자족과 식량안보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K-벼재배 기술’로 개발도상국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오승주 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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