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금값 '뚝'…1g당 20만원선 무너졌다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불리며 상승세를 이어오던 국내 금값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g당 20만 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장기화 전망이 맞물리면서 금 시장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금 시세는 장 초반 1g당 19만8060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19만6780원까지 밀렸다.

국내 금 시세가 20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올해 초 26만981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조정폭이 큰 편이다. 이날 금값은 장 후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일부 줄이며 20만30원에 마감했다.

이번 하락은 글로벌 금 시장 약세 흐름과 맞물려 있다. 간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3%대 하락하며 온스당 4130달러 선까지 밀렸다. 국제 금 현물 가격 역시 온스당 4020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는 안전자산인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번에는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과 맞물리며 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금은 배당이나 이자가 없는 대표적인 무수익 자산으로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

금값 하락 여파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ACE KRX금현물’과 ‘SOL 국제금’ 등 주요 상품은 최근 고점 대비 15~20% 안팎으로 하락하며 금 시장 조정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 흐름, 미국 물가 지표 및 연준 통화정책 방향이 향후 금 가격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