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바일 T1. 사진=트럼프 모바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 사업체 ‘트럼프 모바일’이 지난달 ‘미국 조립’을 내세워 공개한 스마트폰 ‘T1’이 중국에서 생산된 기존 스마트폰과 사실상 동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2일 더버지와 엔가젯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자제품 수리업체 아이픽스잇(iFixit)은 T1을 분해한 뒤 “트럼프폰은 금색 외장을 입힌 HTC U24 프로(Pro)”라는 결론을 내렸다.
U24 프로는 대만 IT 기업 HTC가 중국 광둥성의 위안창전자(元昌電子)에서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이다. 아이픽스잇은 “T1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U24 프로 생산 설비를 갖춘 공장뿐”이라며 T1은 대만에서 설계, 중국에서 제조되고 주요 부품도 중국산이라고 분석했다.
HTC U24 pro. 사진=HTC
아이픽스잇은 캘리포니아주 샌루이스오비스포 사무실로 미국 NBC 뉴스 제작진을 초청해 CT 촬영과 분해 과정을 공개했다. CT 촬영에서부터 두 제품의 내부 배치가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외관상 카메라 플래시 위치와 스피커 홀 패턴에는 일부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후면 커버를 분리해 확인한 결과 플래시는 내부 부품 위치가 똑같은 상태에서 플렉스 케이블만 늘리고, 스피커 부품과 배치 역시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판도 사실상 동일했다. 두 제품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7 3세대 칩(SM7550)을 사용했다. 이 시스템온칩(SoC)은 스마트폰의 연산과 그래픽, 통신 등 핵심 기능을 하나의 초미세 반도체 칩에 통합한 부품이다. 실제 U24 프로의 기판을 T1기판과 바꿔보니 정상 작동했다고 아이픽스잇은 전했다.
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의 OLED 펜타일 구조가 적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현미경 비교 결과 픽셀 밀도와 배열이 일치했고, 다른 부품의 형태와 배치, 변조 방지 스티커 위치도 대부분 같았다.
다만 배터리와 충전 성능에는 차이가 있었다. T1은 U24 프로(4600mAh)보다 큰 5000mAh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최대 충전 속도는 30W로 제한됐다. 반면 U24 프로는 60W 고속 충전을 지원해 기본 제공 충전기 사양도 달랐다.
트럼프 모바일은 지난해 T1 사전 예약을 시작하며 ‘미국산 스마트폰’을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표현을 바꿔 미국에서 “조립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엔가젯은 “현재 미국에는 스마트폰의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라인은 구축돼 있지 않다”며 트럼프 모바일이 수입 부품으로 미국에서 조립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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