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논란 이어 외유성 출장 의혹
최근 공개된 자료와 보도에 따르면 2023년 9월 이후 약 3년 동안 선관위 간부와 직원 273명이 50개국을 방문했다. 출장 목적은 재외선거 점검, 해외 선거제도 연구, 민주주의 및 청년 주권 의식 연구 등으로 설명됐다.
국가별 출장도 빈번했다. 미국은 최근 2년여 동안 워싱턴과 뉴욕 등을 중심으로 8차례 방문했으며, 프랑스·독일, 덴마크·스웨덴, 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 방문도 이어졌다.
문제는 출장 성과를 보여주는 결과보고서 내용이다. 일부 보고서는 해외 사례를 조사했다면서도 참고문헌에 네이버 블로그와 위키백과(위키피디아), 나무위키 등 인터넷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이 작성한 정책 연구보고서가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자료에 의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일부 보고서는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해외 선거제도 연구보고서는 표절 검사 프로그램에서 높은 유사도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외출장 결과물이 자체 연구인지, 기존 자료를 단순 편집한 수준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출장 예산과 지출 내역을 둘러싼 투명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 행정부처는 국외출장 시 계획서와 결과보고서, 교통비와 체재비, 세부 일정 등을 관련 시스템에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해외출장 전체 예산과 개별 지출 내역을 일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총지출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개된 일부 사례에서는 10박 11일 해외출장에 1인당 약 85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체 해외출장 비용과 국가별 예산 집행 규모는 공개되지 않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장 대상 국가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스위스와 크로아티아 등 관광지로도 유명한 국가들이 연수 목적지에 포함되면서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출장의 목적이 휴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선관위는 해외 선거제도 조사와 재외선거 점검 등을 위한 공식 출장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조사를 위해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포함해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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