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회장의 가장 큰 강점은 경영 능력을 입증한 ‘검증된 리더’라는 점이다. 대림산업 대표 시절 사업 구조와 조직 문화 혁신을 주도하며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2019년 당시 대림산업은 사상 최대인 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빅3’에 올랐다. 앞서 삼호에선 경영혁신본부를 맡아 워크아웃 조기졸업과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내는 등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또한 주택 전문가인 박 부회장은 ‘아크로(ACRO)’가 고급 주거 단지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브랜드 리뉴얼을 주도해 하이엔드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DL이앤씨는 2025년 연간 신규수주 9조7515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담보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주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도시정비팀 산하에 공공정비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해 연희, 장위, 증산 등 주요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도 DL이앤씨는 서울 공공정비사업 수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아크로의 압도적 시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목동, 성수, 여의도 등 서울 핵심 지역의 대형 도시정비사업도 적극 공략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및 발전 플랜트 사업 수주를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DL이앤씨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DL이앤씨는 2023년 1월 미국의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는 4세대 SMR 개발사다. 기존 원전이 물로 원자로를 식히는 것과 달리 고온의 헬륨가스로 냉각하는 고온가스로(HTG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DL이앤씨의 지분 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올해부터 협력 성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2030년 초 상업 운전을 목표로 SMR을 개발 중이며 DL이앤씨가 그 표준화 설계를 맡기로 했다. 지난 5월에는 관련 계약을 체결해 4세대 SMR 기술과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계약 규모는 1000만달러다. 국내 건설사가 SMR 개발사로부터 대가를 받고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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