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5500만원 시대인데... 美 Z세대 웨딩 3배 늘었다
미국에서 결혼식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관세와 인플레이션으로 웨딩 관련 비용이 전반적으로 오른 가운데, 결혼 시장의 중심은 Z세대로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천연 다이아몬드 대신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선택하는 등 실속형 소비를 확대하며 웨딩 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인스티튜트가 최근 신용·체크카드 결제와 계좌이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까지 웨딩 관련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 분석 항목에는 예식장 대관료를 비롯해 케이터링, 사진 촬영, 꽃 장식, 예복 등 결혼식 관련 주요 비용이 포함됐다.

웨딩 플랫폼 졸라(Zola)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3만6000달러(약 5500만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3000달러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약 200만 쌍이 결혼해 총 1000억 달러(약 154조원)가 넘는 웨딩 관련 지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진은 비용 상승의 배경으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관세 정책을 꼽았다. 수입 꽃과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관세 영향을 받으면서 꽃 장식과 디저트 비용이 상승했고, 식음료와 예복, 행사장 운영비 등도 전반적으로 올랐다. 업체들이 증가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면서 결혼식 준비 비용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결혼 시장의 세대교체도 진행되고 있다. Z세대의 결혼 건수는 2019년 이후 약 3배 증가한 반면,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식은 같은 기간 약 20% 감소했다. BofA는 결혼 시장의 중심이 점차 젊은 세대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높아진 비용에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실험실 배양 다이아몬드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선택하는 커플이 늘고 있다. 미국 최대 웨딩 플랫폼 ‘더 낫’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약혼반지 구매자의 61%가 랩그로운을 선택했다. 이는 2020년 이후 239% 증가한 수치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15년 전 세계 보석용 다이아몬드 판매량에서 1% 미만이었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비중은 폴 짐니스키 다이아몬드 애널리틱스 집계 기준 2023년 20%까지 늘었다. 업계에서는 결혼식 비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예물만큼은 합리적인 가격대를 선택하려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