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 시내에서 열린 '나토 방산포럼'에 참석, '공유된 가치, 더 강한 산업기반, 파트너십 및 협력 확대'를 주제로 열린 네 번째 세션의 기조연설에 나서 “대한민국은 나토와 함께 더 안전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 기술의 공동 연구를 과감하게 확장해야 한다”며 “한국이 참여하는 나토의 탄약, 우주 분야 협력 프로그램처럼 더 많은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제에너지기구 회원국들이 전략 비축유를 공동 관리하며 에너지 위기에 함께 대응하듯, 방산에서도 이런 지혜가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현재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방산 협력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우리는 냉전 이후 지속돼 온 국제질서의 안정기를 지나 지정학적 갈등이 상시화되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행동은 더 과감해야 하고 협력은 더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공지능과 드론, 로봇과 같은 첨단기술의 군사적 활용이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됐다. 또 무기를 생산하는 것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을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하느냐가 억제력의 본질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쟁이 전장에서만 결정되지 않고 연구소와 무기를 생산하는 산업현장이 국가안보의 최전선이 됐다”며 “방위산업 기반 그 자체가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 오늘 우리가 협력을 논의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그 신뢰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나토와 한국은 참혹한 전쟁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으며 엄중한 안보 환경 속에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의 가치를 함께 지켜온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신뢰 위에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은 대서양과 유라시아를 넘어 폴란드, 독일, 프랑스, 루마니아, 노르웨이 등 많은 NATO 동맹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를 지키는 일은 어느 한 나라의 몫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조발언 뒤 사회자가 ‘나토가 가장 우선시 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묻자 이 대통령은 “유럽은 개별 국가 단위 수요는 크지 않지만, 하나로 묶어내면 수요는 엄청 늘수 있다”며 “결국은 지속적인 수요관리가 잘 돼야 한다. 또 정부간 (무기체계) 표준 통일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공동 연구·생산·운용’과 ‘표준 통일’이 향후 K방산의 핵심 생존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 실패 역시 뛰어난 기술력과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나토 동맹국 간의 긴밀한 공급망 연동성 및 현지화 전략이 완벽히 맞아떨어지지 못했던 점이 패인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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