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미'로 잘 알려진 수산물 가공기업 한성기업이 '애국기업'이라는 미담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와 주식 매수 운동이 잇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963년 설립된 한성기업은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과 거래처 채권 손상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31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약 110억 원에서 58억 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상장폐지 기준 조정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 건전성 강화를 위해 7월부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2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상향했다. 한성기업은 지난달 주가가 420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도 261억 원 수준으로 줄어 기준에 미달하게 됐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좋은 기업이 증시에서 퇴출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자발적인 '응원 소비'와 '응원 투자' 움직임이 확산했다.
이 과정에서 한성기업이 2009년부터 25년간 유엔(UN) 참전용사를 위한 평화음악회를 전액 후원하고 개최해온 사실이 재조명됐다. 이에 대해 한성기업은 “25회째 참전용사분들께 감사를 전하기 위해 한성기업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호국보훈문화예술협회와 오래전부터 이어온 행사”라며 “뜻있는 기업의 후원과 음악인들의 봉사 없이는 이룰 수 없는 행사인 만큼, 감사한 칭찬의 말씀은 그들과 나누겠다”고 설명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성기업 공식 자사몰 '한성마켓' 주문량은 평소보다 수십 배 이상 급증했다. 단기간에 주문이 몰리면서 소시지, 크래미 등 주요 가공식품이 잇따라 품절되고 배송 지연 사태까지 발생했다.
소비자들은 자사몰 제품 구매 인증샷을 공유하는 데 이어 주식을 매수하며 기업 살리기에 화력을 보탰다. 누리꾼들은 “소액이지만 응원의 마음으로 10주를 매수했다”,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매수를 마쳤다”며 주식 계좌를 공개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하자 한성기업 주가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서 장중 전 거래일 대비 11.58% 오른 4720원까지 상승한 데 이어, 9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6500원선을 넘어섰다. 시가총액도 300억원 안팎까지 회복하며 상장폐지 기준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응원 움직임이 퍼지자 한성기업은 공식 입장문으로 “임직원 모두 가슴 벅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다만 온라인에서 확산한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국산 원재료만 사용하는 착한 기업'이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국산 원료를 우선 사용하되, 다양한 국가의 선별된 원재료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며 "원산지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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