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중국 국영방송 CGT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중국 젊은층의 소셜미디어(SNS) 피드가 '차이니즈 드림코어'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 같은 현상이 임금 하락과 취업난에 직면한 중국 청년들의 심리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SNS 샤오홍슈에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드림코어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2000년대 초 중국의 흐릿한 사진과 복고풍 영상, 애니메이션,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 등을 활용한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게시물은 "드디어 깨어났네. 오늘은 2006년의 평범한 주말이야", "돌아왔구나. 여기는 2008년의 베이징이야. 올림픽이 곧 시작될 거야" 같은 자막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중국 SNS인 더우인에서는 #ChineseDreamcore 해시태그 조회수가 25억회를 넘어섰다.
차이니즈 드림코어는 당시를 상징하는 일상적인 풍경과 사물도 주요 소재로 활용한다. 목재 인테리어가 적용된 거실, 신문 쿠폰북으로 KFC를 이용하던 기억, 중국의 대표적인 초기 인터넷 메신저 ‘텐센트 QQ’의 알림음, 당시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푸른빛 창문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드림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한 애니메이션 작가는 어린 시절 경험했던 느긋한 여름날의 기억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사이 태어난 중국 Z세대는 급속한 경제 성장과 도시 개발, 인터넷 문화의 확산을 경험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취업난, 대규모 도시 재개발이 이어지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동네와 건물, 익숙한 풍경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재현되는 드림코어 콘텐츠는 이처럼 급변하는 중국 사회 속 사라져가는 풍경을 붙잡아 두려는 하나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하위문화가 미래를 기대하던 정서를 되찾으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난징 동남대학교의 미디어 전문가 한샤오창 부교수는 NYT에 "드림코어는 일종의 소망 충족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이 현실에서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느끼면서, 미래가 무한한 가능성으로 보였던 시절의 감정을 되살린다는 설명이다.
드림코어 콘텐츠는 SNS를 넘어 서적과 비디오게임, 광고 캠페인, 레스토랑 브랜딩,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반면 일부 중국 관영 매체는 과거를 지나치게 이상화하는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지나친 향수가 젊은 세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