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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배출권거래제(ETS) 수익을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는 기업에 집중 배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7일 공개할 ETS 개편안에 4억톤 상당 배출권을 활용한 ‘ETS 투자 부스터’를 담을 예정이다.
이 제도는 내년부터 3년간 운영되며, 청정기술 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배출권을 우선 배분하는 방식이다. EU는 산업 탈탄소화은행(IDB)을 통해 1000억유로(162조원) 규모의 탄소시장 기반 재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ETS를 단순한 비용 부과 수단에서 빠른 감축 기업에 수익을 되돌려주는 투자 장치로 바꾸려는 구상이다.
산업계 부담 완화도 병행된다. 집행위는 일부 업종의 무상할당 축소 속도를 늦추고, 에너지 다소비 기업에 60억유로(9조7000억원) 상당의 추가 무상 배출권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040년 배출량 90% 감축 목표는 유지하되, 감축 성과가 있는 기업에 ETS 수익을 몰아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하는 셈이다.
김용범 “원전, 가능한 만큼 지어야”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확대에 맞춰 원전 확대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8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지역이 원한다면 원전을 다 지어야 한다”며 “기술혁명 시대에는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가능하다면 원전을 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후 전력 수요 전망이 달라졌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팹,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감안하면 기존 전력수급계획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다시 짜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업계와도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한민국 전략산업이자 지정학적 자산”으로 규정했다. 반도체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 국가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인식이다. 김 실장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무시하자는 뜻은 아니라면서도, 원전과 LNG,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수소환원제철 등을 함께 검토해 현장 전력 수요와 감축 목표를 동시에 맞추겠다고 했다.
美 원전 인허가, 환경심사 좁힌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신규 및 계속운전 원전 인허가 때 적용하는 환경심사 범위를 줄이는 규정 개정안을 내놨다. 8일 로이터에 따르면 NRC는 먼지와 소음, 대기 영향, 비방사성 수질 영향 등 관할 밖 사안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트럼프 행정부가 2050년까지 미국 원전 용량을 4배로 늘리려는 정책과 맞물린다. NRC는 초안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통상적 의견 수렴 절차도 없애고 일부 소형·신형 원전에는 범주형 제외를 넓힐 계획이다. 신청자와 당국이 절감할 비용은 1억3500만달러(1890억원)로 추산됐다.
쓰레기 소각장도 탄소값 내나
EU가 폐기물 소각장을 배출권거래제(ETS)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8일 로이터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비용을 부과해 재사용과 재활용을 유도하고, 소각장 운영자의 탄소포집 투자도 끌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작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031년이 유력한 선택지로 거론된다. 업계는 소각장이 처리 대상 폐기물을 선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베올리아는 ETS 편입 시 지방정부 운영비가 38억유로(6조1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EU는 정책이 매립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매립장 배출 감시 체계도 함께 도입할 계획이다.
사모펀드, 기후 리스크 실사 본격화
잦아진 폭염과 홍수, 산불이 사모펀드의 투자 실사 항목으로 들어오고 있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대체투자 운용사 12곳의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 물리적 기후 리스크 언급은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사모펀드 자산은 7000억달러(980조원)를 넘는다.
기후 리스크 분석은 투자 전후 기업가치와 보험료, 설비 보강 비용을 따지는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알리안츠 스트레스테스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이 향후 5년간 폭염으로 6380억달러(893조2000억원)의 경제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봤다. BCG는 기후예측·위험평가 시장이 2030년 130억달러(18조2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난채권 시장, 런던·아시아가 노린다
기후재난 비용이 커지면서 보험연계증권(ILS) 시장을 둘러싼 금융허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계 ILS 시장은 1400억달러(196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상장은 버뮤다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런던은 규제 절차를 단축해 재난채권 발행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영국 홍수 재보험기구 플러드리는 런던 구조를 활용해 1억4000만파운드(2600억원) 규모 재난채권을 발행했다. 싱가포르와 홍콩도 발행비 지원과 자산·부채를 거래별로 분리하는 특수목적회사 제도 도입을 검토하며 아시아 허브를 노린다. 지난해 아시아 자연재해 손실은 730억달러(102조2000억원)였지만 보험으로 보전된 금액은 90억달러(12조6000억원)에 그쳤다.
기후위기, 수도요금도 밀어올린다
기후변화가 가계 수도요금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에 실린 연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의 월평균 수도요금이 2050년 64달러(8만9600원)에서 120달러(16만8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담겼다.
산타크루즈는 외부 수입수보다 지역 강우와 저수지에 크게 의존해 가뭄에 노출돼 있다. 이미 절수 조치를 상당 부분 시행해 추가 대응은 해수 담수화, 폐수 재이용, 지하 대수층 저장 같은 고비용 인프라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고온·건조 조건에서 수도요금 부담 기준을 넘는 가구 비중이 20%에서 35%로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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