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 부진에 달러 강세 둔화
SK하이닉스 ADR 관련 달러 공급도 환율 안정 요인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2026.6.4. 사진=한경 김범준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2026.6.4. 사진=한경 김범준 기자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초반대로 내려오며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7월 들어 한때 1600원 선을 위협하며 금융시장 불안감을 키웠지만 최근에는 추가 상승이 제한되며 원화 약세 흐름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

10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6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발표되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전보다 완화된 점이 환율 안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미국 ADR(주식예탁증서) 상장을 앞두고 진행된 선물환 매도 계약도 달러 공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시장에서 다음 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 결과가 환율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대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서 최근 이어진 달러 강세도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지만 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고 국제유가가 이전처럼 급등하지 않는다면 달러 강세가 다시 크게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국내 수급 여건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386억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약 1460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인 123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한국은행 전망치인 2500억 달러를 웃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원화의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만 키움증권은 과거와 달리 경상수지 흑자가 곧바로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달러 환전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지속되면서 달러 공급 확대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원화 강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내 자산의 기대수익률이 해외 자산보다 높다는 인식이 형성돼 국내로 자금이 유입되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속에서 미국과의 금리차가 축소될 경우 원화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이 완화되고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진정되는 동시에 내국인의 해외투자 강도가 둔화되고 국내 기업들의 원화 환전 수요가 확대된다면 달러·원 환율은 1400원 중후반대로 점진적인 하향 안정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