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스콜성 폭우 잦아지며 갈등 반복…문체부·소비자원 조사서도 111곳 '불량 약관' 적발
여름철 스콜성 폭우가 잦아지면서 골프장 우천 취소 규정을 둘러싼 갈등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예약 당일 기상이 악화돼도 환불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에는 SNS에서까지 이 문제가 조롱 섞인 콘텐츠로 확산되고 있다.
폭우에도 예약 취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불만도 이어진다. 최근 자영업자 ㄱ씨는 일기예보에 하루종일 비 예보가 있었음에도 "직접 와 보고 결정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ㄱ씨는 "골프장이 도심에 있는 것도 아닌데 취소하려고 왔다 갔다 하라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골프 동호인 ㄴ씨도 "노쇼 이력이 남으면 다음 예약이 어렵다는 얘기 때문에, 비가 와도 울며 겨자먹기로 나가는 골퍼가 많다"고 전했다.
골프장 실태조사…111곳이 표준약관보다 불리한 규정 적용
골프인들의 이 같은 불만은 정부가 실시한 조사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대중형 골프장 355곳을 대상으로 표준약관 준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의 31.3%인 111곳이 표준약관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쓰고 있었다. 문체부와 소비자원은 두 차례 개선을 권고했고, 해당 골프장들은 모두 표준약관으로 바꾸기로 했다.
유형별로는 개인 사정 취소 시 과다한 위약금을 매긴 곳이 59곳(16.6%)으로 가장 많았다. 강설·폭우·안개 등으로 라운딩이 중단됐을 때 표준약관보다 적게 환급한 곳도 43곳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에 따르면 강설·폭우·안개 등 불가항력 사유로 골프장 측이 영업 불가를 판단해 임시휴장하면 예약금은 전액 환불 대상이다. 라운딩 도중 중단되는 경우는 진행한 홀 수로 나뉜다. 1번 홀까지 마치지 못했다면 이용요금에서 기본요금(클럽하우스 이용료·제세공과금)을 뺀 금액 전부를 돌려받고, 2번 홀 이후라면 '(이용요금-기본요금)×(1-기 이용한 홀 수/전체 홀 수)' 계산식에 따라 남은 홀만큼 비례 환불된다. 캐디피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 홀 수 기준 정산이 일반적이다.
사전 취소 위약금도 시점별로 나뉜다. 주말·공휴일 4일 전, 평일 3일 전까지 취소하면 예약금 전액 환불이지만, 이후에는 주말 기준 3~2일 전 취소 시 이용요금의 10%, 1일 전 20%, 당일 취소나 노쇼는 30%를 물어야 한다.
규정 자체보다 더 큰 갈등의 뿌리는 취소 여부를 언제,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예보만으로는 취소를 받아주지 않고 당일 현지 강우 상황을 직접 확인한 뒤 결정한다. 이마저도 골프장마다 규정이 달라 이용객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한편, 소비자원은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이용할 때 거래조건을 미리 확인하고, 분쟁에 대비해 증거자료를 남겨둘 것을 당부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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