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은 이달 10일 1만23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말(9375원)보다 9.1% 상승했다. 이 상품은 블룸버그 대표 농산물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으며 콩·밀·옥수수 선물로 구성된 국제 농산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개별 농산물에 투자하는 ETN도 강세를 보였다. 'KB 레버리지 밀 선물 ETN'은 이달 들어 8.7% 상승했고, '하나 레버리지 옥수수선물 ETN(H)'과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도 각각 8.8%, 6.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1.8%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8470선에서 이달 10일 7470선까지 밀렸다.
농산물 ETN 강세의 배경으로는 '슈퍼 엘니뇨' 가능성이 꼽힌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동남아시아에 가뭄을, 남미에 강수량 증가를 가져온다. 이에 따라 동남아의 코코아·커피·원당 등 ‘소프트 원자재’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는 반면, 남미 주요 곡창지대는 대두와 옥수수 등 일부 곡물의 생산 여건이 개선돼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엘니뇨는 통상 동태평양에서 발달하는데, 미국 중부와 브라질 서남부, 아르헨티나 등 주요 곡창지대 인근의 강수량을 늘릴 수 있다"며 "곡물 생산량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소프트 원자재는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소프트 원자재 사용 비중이 높은 제과·음료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팜유 사용량이 많은 라면 업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산하 기후예측센터는 올해 엘니뇨가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확률을 63%로 전망하며, 1950년 이후 가장 강력한 엘니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해수면 온도는 강한 엘니뇨 현상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농산물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9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611.25달러로 지난달 말보다 5.3% 올랐고, 대두 선물 가격도 같은 기간 5.6% 상승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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