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독일 현지 매체 RND에 따르면 독일 연방 재무부는 현재 한 갑당 4유로 수준인 담뱃세를 오는 2030년까지 6.19유로로 단계적 인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9유로(약 1만5000원) 안팎인 담배 한 갑 평균 가격은 11.78유로(약 2만원)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독일 정부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재정 적자가 있다. 당초 보건의료 개혁을 통한 건강보험 보조금 삭감으로 적자를 줄일 계획이었지만 삭감액이 예상보다 줄어들자 담뱃세 인상을 통해 세수를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독일 정부는 이번 인상으로 매년 약 8억유로(약 1조3500억원), 2030년까지 약 45억유로(약 7조63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독일 정부 관계자는 이번 증세 조치에 대해 “담뱃세 인상은 공중보건을 증진하고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정부의 거시적 목표와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이 재정 건전성과 보건 정책을 위해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의 담뱃값은 11년째 동결 상태다. 국내 담뱃값은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 이후 추가 인상 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 사이 물가와 국민소득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담뱃값의 실질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한국의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OECD는 한국에 담뱃값 인상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장기간 묶인 담뱃값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가격 인상이 금연을 유도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특히 청소년의 흡연 진입을 막는 효과적 정책 수단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2015년 담뱃값 인상 이후 청소년 흡연율이 감소했으며 비흡연 청소년의 흡연 시도를 억제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 역시 최근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담뱃값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담뱃세 인상 방안을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선 상황에서 담뱃세 인상이 물가와 소비자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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