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조·MBK 면담 돌연 취소..."일방 통보 납득 못 해"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된 가운데 MBK파트너스와 노동조합의 공식 면담이 돌연 취소됐다. 노조는 회생 방안과 고용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자리가 일방적으로 무산됐다며 반발했다.

14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예정됐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노조의 면담이 취소됐다.

회사 측은 이날 오전 10시 노조에 전화로 면담 연기 사실을 전달했지만, 연기 배경과 향후 일정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번 면담은 노조가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인 끝에 마련된 자리였다. 노조는 회생절차 재개를 위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조달 방안과 즉시항고 추진 여부, 점포 정상화 계획, 고용 안정 대책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면담이 취소되며 노조는 같은 장소에서 자체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67개 점포를 갑작스럽게 휴점시키며 사실상 청산 수순으로 가는 상황에서 면담 약속까지 피하는 문제를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면담을 연기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홈플러스가 파산 기로에 선 만큼 대주주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자금난으로 전날 본사 조직과 전국 대형마트 점포 운영을 임시 중단한 상태다. 상품 대금과 매장 운영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정상 영업에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다시 추진하려면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MBK와 메리츠 간 협상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는 김병주 회장의 보증 등을 조건으로 약 1000억원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MBK는 2000억원 전액 지원을 요구하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 셧다운 사태를 둘러싼 점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는 15일 청와대 인근에서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마트산업노조도 같은 날 본사 앞 대규모 규탄 집회를 예고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