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아닌 중국"…국제유가 향방 가를 숨은 변수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페르시아만 일대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의 중장기 흐름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중국의 원유 수입 추이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올해 봄 원유 수입을 큰 폭으로 줄였다. 이는 전쟁 초기 우려됐던 국제유가 급등을 완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대 수입국의 수요 둔화가 공급 부족을 일부 상쇄한 셈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향후 국제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중국의 원유 수입 회복 여부를 지목했다. 카렌 영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현재 원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의 수요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라고 짚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중국의 원유 수입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요 회복 여부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중국이 최근 원유 수입을 크게 줄이고도 내부 수요를 유지한 배경은 불분명하다.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비축분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비축유를 대거 방출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석탄과 재생에너지, 전기차, 고속철도 등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인프라가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IEA는 올해가 1970~19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중국의 원유 소비가 처음으로 의미 있는 감소세를 보이는 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변화와 맞물려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과거 석유수출국기구(OPEC) 못지않게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레고리 브루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현재 원유 시장에서 중국이 행사하는 영향력은 사우디아라비아나 미국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재개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에 20%의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날 9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9.59% 오른 배럴당 83.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직전인 6월 16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