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한경DB)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한경DB)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8일 "인공지능(AI) 생산체계는 기존 '중후장대'(重厚長大·제조·중공업) 산업에 못지않게, 때로는 그보다 더 거대한 물적 기반을 요구한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I 시대 국가의 과제는 생산능력이 만들어지는 관계 전체를 조직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썼다.

이어 "전력이 연결되지 않으면 GPU는 작동하지 않고, 송전망과 용수가 없으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가동할 수 없다"며 "생산에 필요한 핵심 조건이 개별 기업 내부보다 사회 전체가 구축하는 인프라와 네트워크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대규모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고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산능력을 확보했다면, 그 성과의 일부가 다시 다음 세대의 생산능력 형성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할 수 있다"며 "국민과 기업이 AI 시대의 성과를 함께 축적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썼다.

김 실장이 언급한 메커니즘은 AI 시대 성과가 집중되는 기업의 이윤을 다음 세대 인재를 양성하는 분야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5월 김 실장이 페이스북에서 언급한 "한국은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순환형 수출경제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구조적 희소성과 지속적 초과이윤을 기반으로 한 '기술독점경제에 가까운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은 뒤 내놓은 국민배당금제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AI 시대의 성장은 'K자형'(극단적 양극화)을 띨 가능성이 높다"며 "초급 일자리가 줄어들고 기존 숙련의 가치가 약화하며, 새로운 생산수단에 접근하지 못한 중소기업과 지역경제 역시 성장의 하단에 머무를 위험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국민들에게 AI 중심의 새로운 직업 훈련 기회와 '첫 경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최소한의 생활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전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