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베이커리 카페에서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파티 ‘얼리 버드’를 열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디제이들의 공연이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맥주 대신 비알코올 음료를 마시며 음악을 즐겼다.
버드와이저는 이번 행사를 젊은 층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모닝 레이브'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모닝 레이브는 아침을 뜻하는 ‘모닝(Morning)’과 밤새 춤을 추며 즐기는 파티를 의미하는 ‘레이브(Rave)’를 합친 말로, 밤늦게 술을 마시는 대신 낮 시간에 음악과 춤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새로운 여가 문화다. 버드와이저는 “앞으로도 레코드숍과 LP바 등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비알코올 음료와 음악을 결합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업체들도 비·무알코올 마케팅을 적극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5월 건국대와 고려대, 경희대 등 주요 대학 축제를 찾아 시음 부스를 운영했다. '제로' 콘셉트를 내세워 자기관리에 관심이 높은 20대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다. 오비맥주 역시 지난 월드컵 시즌 온라인 경기 예측 이벤트를 열며 무알코올 음료를 증정하는 등 관련 마케팅을 펼쳤다.
실제 국내 비·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그 규모는 2014년 81억원에서 2021년 415억원, 2023년 644억원으로 커졌으며, 업계에서는 2027년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출시한 '테라 제로' 초도 물량 90만병을 출시 10일 만에 모두 판매했으며, 캔 제품도 출시 100일 만에 400만 캔이 팔아 추가 생산을 결정했다.
이 같은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다. 소버 큐리어스는 '취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소버(sober)와 '호기심'을 의미하는 큐리어스(curious)의 합성어로,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음주를 줄이거나 멀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회식이 줄고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팬데믹 기간 건강과 체력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술을 마시지 않고도 가볍게 분위기를 즐기려는 수요가 시장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마트의 올해 1~4월 주류 구매 데이터에 따르면 2030세대가 논알코올 주류에서 높은 구매 비중을 보였다. 일반 주류 구매 고객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30% 수준이지만 논알코올 와인은 40.3%, 논알코올 맥주는 41.6%로 일반 주류 대비 약 10%포인트 높았다.
업계는 술을 덜 마시는 것을 넘어 음주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해석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음주량을 조절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음악·패션·공간을 결합한 경험 중심의 소비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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