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체불임금 해소하고 67개 매장 다시 문 연다
회생절차 폐지 위기를 넘긴 홈플러스가 영업 정상화와 사업 재편에 나선다. 트레이더조(Trader Joe's)식 매장으로 핵심 점포를 다시 여는 동시에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회생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22일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기간을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하면서 영업 재개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회생계획 수행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달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에 전액 연대보증을 약속하고,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유동성 우려가 일시적으로 완화됐다. 홈플러스는 항고 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즉시항고장을 냈고, 법원은 이튿날 운영자금 확보로 회생 가능성이 생겼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였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부족으로 지난 13일부터 전국 67개 대형마트의 영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회사는 다음 달 1일을 목표로 휴업 중인 핵심 점포 67곳의 영업 재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 운영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 면담도 오는 27일 열린다. 이는 지난 14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의 면담이 불발된 이후 약 2주 만이다. 노조는 이번 면담에 김 부회장과 황정희 홈플러스 부사장 등의 참석을 요청한 상태다.

홈플러스는 기존 마트 운영 방식을 손봐 운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우선 복층 구조 매장을 단층으로 전환한다. 현재 층당 1000~2000평대, 총 수천 평에 달하는 영업면적을 1000평 안팎으로 줄일 예정이다. 판매 품목 역시 식품과 자체브랜드(PB),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중심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기존 입점 상인 중심의 몰(mall)과 온라인 사업도 함께 이어간다.

홈플러스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조와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조는 상품의 80% 이상을 PB 제품으로 채우고, 작은 규모의 매장에서 식품과 생필품 위주로 판매하는 전략을 앞세운 유통업체다. 홈플러스 역시 대형마트의 넓은 영업면적과 취급 품목을 줄이는 대신 매장과 상품 구성을 단순화해 운영 비용을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회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사업은 즉시 운영 가능한 수도권 점포 16곳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한다. 이후 배송업체와 협의해 운영 점포와 배송 권역을 늘릴 방침이다.

밀린 임금과 퇴직금도 지급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급여 미지급분 60%를 이날 임직원에게 지급하고, 퇴직금도 6월분까지 정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6월 급여의 40%를 먼저 지급했다.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홈플러스는 남은 회생기간 동안 부실 점포 37곳의 영업을 종료하고, 본사와 매장 근무 인원을 최소화해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업무에서 제외되는 직원들은 당분간 휴직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남은 기간 동안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