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홍콩 증시서 상장 예정
900억달러 넘는 기업가치 예상됐으나
최근 300억달러 미만으로 추락
쉬인 상장이 글로벌 패션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영향력을 더 키울 경우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 패스트패션 기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어서다.
쉬인이 목표하는 기업가치는 300억~400억달러(약 43조~57조원)다. 회사는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보다 상장 후에도 주가가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공모가 밴드를 정할 계획이다. 핵심 투자자들 역시 300억~320억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원하고 있다.
쉬인이 3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H&M 시가총액(약 260억달러)와 비슷하다. 당초 최대 경쟁사로 꼽힌 자라(ZARA) 모회사 인디텍스(약 2000억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1600억달러)와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쉬인은 3년간 IPO가 미뤄지면서 기업가치에도 타격을 받았다. 쉬인의 IPO 도전은 2023년 처음 외부에 알려졌다. 2023년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IPO를 신청했다. 상장 주관사로는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모건스탠리 등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2024년 상장에 나선다는 게 회사의 목표였다.
쉬인은 IPO를 통해 최대 980억달러(약 140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다. 업계에서도 쉬인의 인지도와 글로벌 시장 파급력 등을 고려할 때 적정한 금액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에서 미·중 갈등을 이유로 쉬인 상장을 반대, IPO에 속도가 나지 않자 2024년 6월 영국 런던으로 상장 계획을 선회했다. 런던 증권거래소에 비공개로 상장 서류를 제출하면서 기업가치는 640억달러(약 91조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IPO가 미뤄지는 사이 쉬인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조사와 관세 손실 등 부정적 문제가 발생했다. 미 FTC는 현재 쉬인이 미국에서 소비자보호법을 어겼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정부가 소형 택배에 대한 수입 관세 면제 정책을 없애면서 올해 1분기 9900만달러(약 14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활성고객 두 자릿수 성장 △글로벌 패션 시장 전망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쉬인 활성고객은 2023년 1억8600만 명에서 이듬해 2억3000만 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2억7300만 명을 기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21.2%다. 여기에 세계 패션 시장 규모가 2025년 1조7000억달러(약 2400조원)에서 2030년 2조달러(약 2900조원)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온라인 패션 시장은 6060억달러(약 865조원)에서 7920억달러(약 1130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쉬인은 상장을 통해 유치한 자금을 공급망과 기술개발에 재투자해 시장 성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고객의 객단가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뷰티·생활용품·의류 등 기존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사업부문을 확장하려고 한다.
쉬인의 최종 목표는 ‘브랜드 육성 플랫폼’이다. 자체 제작 브랜드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점 브랜드를 육성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쉬인이 처음 상장을 시도할 2023년에는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성장 둔화와 수익성 급감 등을 겪고 있어 공급망을 보유한 기술 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쉬인의 위치는 ‘단순 의류 소매업체’가 더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쉬인의 위기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2023년 쉬인 매출은 321억300만달러와 순이익 27억8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8.7%였다. 2024년에는 매출 387억4800만달러, 순이익 33억6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2025년이 문제다. 지난해 매출은 418억47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8.0%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0억6400억달러로 38.7% 급감했다.
이와 별개로 패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 인프라·AI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경우 패스트패션 경쟁은 더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자라, H&M, 유니클로 등 오프라인 중심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패션 플랫폼도 영향력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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