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경제 이슈에 발목…3개 여론조사서 동반 하락
40대 직장인 A씨는 올 초 그간 적금에 넣어 두었던 목돈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그러나 가파르게 오르던 코스피가 최근 증시 폭락으로 A씨의 증권 계좌는 두 자릿 수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예상치 못한 폭락에 현재 멘붕상태"라고 말한 A씨처럼 증시폭락이 가계부담으로 이어지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증시폭락과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발목 잡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3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지난 27~29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3%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p) 하락한 수치로, 취임 이후 지난해 6월 2주차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정 평가는 37%로 3%p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3%에 그친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6%에 달했다. 1월 4주 조사와 비교하면 부정 평가가 9%p나 뛰었다. 40대와 5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웃돌아, 부동산 민심 이반이 세대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양상이다.
"증시 폭락·ETF 파장이 지지율 끌어내려"
같은 시기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2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4%p 내린 45.9%, 부정 평가는 1.0%p 오른 50.5%로 집계돼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50%대를 넘어섰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도 취임 후 처음이다.
리얼미터는 이러한 하락 배경으로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ETF 파장에 따른 경제적 불안정성, 부동산 세제 및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 강행 등 정국·경제 이슈 전반에 걸친 부정적 언론보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7.4%포인트 하락한 31.9%를 기록해 낙폭이 가장 컸고, 지역별로는 증권·자산시장에 민감한 인천·경기에서 2.5%포인트 내린 43.0%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20대 지지율 급락…물가·자산시장 불안 반영된 듯
지지율 하락세는 이번 주 발표된 조사에서 더 가파르게 나타났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47.7%로 전주(51.7%) 대비 4.0%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48.5%로 4.9%포인트 상승해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20대였다. 20대의 긍정 평가는 33.9%로 일주일 만에 18.8%p나 급락했다. 30대 역시 긍정 36.6%, 부정 61.0%로 부정 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50대는 긍정 59.3%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지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세종에서 긍정 평가가 지난주보다 10.3%포인트 급락한 39.1%를 기록해 낙폭이 가장 컸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의 공통분모는 정치 이슈보다 경제·자산시장 관련 불안 심리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급락과 레버리지 ETF 손실 논란은 젊은 투자자층의 이탈로 이어졌고,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한 불신은 세대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 부정 여론으로 확산됐다.
특히 자산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0~30대와 수도권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는 점은, 이번 지지율 하락이 이념 성향이나 지역 기반의 전통적 지지 구도보다 실물 경제 체감도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전국지표조사(NBS)]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5.8%.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의뢰 조사]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응답률은 3.8%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3%.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 의뢰 조사]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해당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