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핵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뉴스를 선별해 전달합니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 국제회의센터 앞에 설치된 세계경제포럼(WEF) 로고와 지구본 조형물. 사진=연합뉴스
중국 랴오닝성 다롄 국제회의센터 앞에 설치된 세계경제포럼(WEF) 로고와 지구본 조형물. 사진=연합뉴스
세계경제포럼, ‘스코프 4’ 주목

기업이 판매한 저탄소 제품이 사회 전체의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는지를 나타내는 ‘회피배출(avoided emissions)’에 세계경제포럼(WEF)이 주목하고 있다. 회피배출은 ‘스코프 4’로도 불리며 저탄소 제품을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배출량 차이를 계산한다. WEF는 6일 기존 온실가스 분류 방식(스코프 1~3)만으로는 저탄소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의 기여도를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며 회피배출을 투자 판단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는 회피배출을 기업의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감하지 않고 별도로 산정·공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도 올해 관련 국제표준을 내놨다. 노무라자산운용과 슈로더 등은 이미 투자 분석에 회피배출을 활용하고 있다. 저탄소 기술 판매가 늘수록 자체 배출량도 증가할 수 있는 기업의 기여도를 기존 탄소회계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아메리칸항공, ‘전기 항공유’ 첫 상업 비행

아메리칸항공이 바이오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전기 기반 지속가능항공유(eSAF)를 투입해 미국에서 첫 상업 여객 비행을 마쳤다고 6일 밝혔다. 인피니움이 공급한 eSAF는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결합해 만든다.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에서 출발해 댈러스에 도착하는 항공편에 혼합 연료 형태로 사용됐다.

eSAF는 전 과정 탄소배출을 기존 항공유보다 90% 이상 줄일 수 있지만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다. 블룸버그NEF 조사에서 2026~2028년 인도분 eSAF 평균 가격은 일반 항공유의 7배 수준이다. 아메리칸항공은 2030년까지 전체 항공유의 10%를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공급 부족과 높은 가격 때문에 달성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브라질 막으니 볼리비아로…아마존 벌목 ‘풍선효과’

브라질의 강력한 산림 규제로 아마존 벌채가 급감한 반면 국경을 맞댄 볼리비아에서는 농축산업 개발을 위한 산림 훼손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8일 보도했다. 볼리비아는 2025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열대림을 잃었다. 특히 산타크루스주 치키타니아에서는 값싼 토지와 느슨한 규제를 찾아 브라질 농축산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브라질은 일부 지역에서 토지의 최대 80%를 자연 상태로 보존하도록 요구하지만 볼리비아의 대규모 농장은 일반적으로 30% 이상만 보전하면 된다. 불법 벌목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브라질과 볼리비아를 연결하는 신규 도로까지 건설되면서 먼저 산림을 개간해 소 방목지를 조성한 뒤 대두 경작지로 전환하는 개발 방식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생농업 식품 시장…‘제2의 유기농’ 될까

토양 건강과 생물다양성을 회복하는 재생농업이 미국 식품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재생농업을 표방한 제품의 미국 소매 판매액은 연간 20억달러(2조8157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1년간 매장 판매액은 10%, 직전 1년에는 22% 가까이 늘었다. 네슬레와 펩시코, 제너럴밀스, 월마트 등도 재생농업 확대 목표를 내걸었다.

문제는 유기농과 달리 통일된 연방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일부 인증은 합성 비료와 농약 사용을 제한하고 현장 감사를 요구하지만 다른 인증은 화학물질 사용을 허용하거나 감사를 의무화하지 않는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인증 기준마저 제각각이어서 재생농업이 새로운 형태의 그린워싱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리스, 산불 감시에 전용 위성 띄웠다

대형 산불이 반복되는 그리스가 산불 탐지 전용 열감지 위성망을 구축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우주센터와 독일 위성기업 오로라테크가 개발한 ‘헬레닉 파이어 시스템’이 지난 6월 첫 영상을 전송했으며 오는 9월 본격 가동될 예정이라고 10일 보도했다. 저궤도 소형 위성 4개가 고위험 지역을 반복 관측해 산불 발생과 확산 방향을 파악한다.

새 위성은 연기 속에서도 열을 감지할 수 있으며 가로·세로 4m 크기의 열원까지 포착할 수 있다. 위성에서 영상을 1차 처리한 뒤 지형과 화재 강도를 분석해 확산 가능성도 예측한다. 기후변화로 산불이 대형화·장기화하면서 기존 위성과 주민 신고에 의존하던 대응 체계가 산불 전용 위성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농경지 미세플라스틱 늘어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지 않고 퇴비나 바이오가스로 재활용하면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지만 농경지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버몬트대 연구진은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는 대신 재활용하면 기후 영향을 89~99%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음식물에 섞인 플라스틱 포장재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분리 기술의 효율이 99%에 달하더라도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토양으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이 크게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농경지에는 연간 최대 2만t의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음식물 폐기 감축과 함께 포장재 분리·선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美 태양광 보호주의…산업 살리려다 보급 늦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태양광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장벽을 높이고 있지만 오히려 태양광 보급을 늦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2월 4일부터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셀, 모듈 등에 15% 관세와 최저수입가격을 적용한다. 수입 모듈 최저가격은 W당 0.38달러(535원)로 현재 미국 반입가격 0.27달러(380원)보다 높고 세계 평균 0.11달러(155원)의 3배를 웃돈다.

미국 내 생산기반을 빠르게 확보하지 못하면 태양광 발전 비용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구겐하임증권은 이번 조치로 미국 태양광 시스템 전체 비용이 12%가량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산 저가 모듈을 활용해 태양광 보급을 빠르게 확대하는 유럽과 신흥국과 달리 미국은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확충할 수 있는 발전원의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출렁임에 설비까지 망가진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전력 사용 변동이 배터리와 발전기, 냉각설비의 수명을 단축하고 전력망 안정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AI 모델 학습 과정에서 수십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전력 수요가 밀리초 단위로 급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순간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설계용량보다 50%까지 치솟는 사례도 보고됐다.

급격한 부하 변화로 일부 데이터센터에서는 가스터빈에 균열이 생기거나 배터리를 조기에 교체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북미 전력 신뢰도 규제기관 NERC가 조사한 33GW 규모 데이터센터 가운데 75%가량은 실제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부하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배터리와 축전기, 플라이휠 등을 활용해 변동을 완화하고 있지만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망 안정화 비용과 투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