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민주당 의원 '폐버스 청년주택' 제안에 '한남 더 휠' 등 2030 조롱 콘텐츠로 확산
황 의원은 8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대학가 청년들에게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참고 사례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보트하우스를 들었다. 폐선박이나 중고 선박을 개조해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한 현지 사례처럼, 세대당 리모델링 비용을 약 5000만원으로 잡으면 1만 세대 공급에 총 5000억원이 들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이동형 버스와 트레일러형 구조 등 활용 방식도 함께 제시하며 "정부의 민간 의존적 주택 공급 속도가 더딜 수 있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공급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응은 정반대였다. SNS에는 "대출길은 다 막아놓고 폐버스에 들어가 살라는 것이냐", "우리가 집이 없지, 자존심이 없나" 등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고금리와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의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제안이라, 청년층 입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분노는 곧 청년층 특유의 AI 밈 문화로 옮겨붙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폐버스 청년주택 가상 브이로그'는 이틀 만에 조회 수 23만회를 기록했고, 엑스(X)에서는 서울 고가 아파트 이름을 패러디한 가짜 매물 정보('한남 더 휠', '아크로 리버스 파크', '반포터 자이' 등)가 확산했다. 폐버스를 층층이 쌓아 올린 아파트 이미지나 관리소장 이름을 황 의원으로 설정한 AI 생성 이미지도 잇따라 등장하며 조롱성 콘텐츠가 계속 재생산되고 있다.
정치권 반응도 싸늘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청년을 도로 위 난민으로 만드느냐"며 "황 의원 본인과 가족부터 버스하우스 1호 입주자가 되는 모범을 보이라"고 직격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상하수도 연결 문제와 해외의 차량 거주 통계를 거론하며 "차량 거주는 주거가 아니라 노숙으로 분류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 공식 입장과는 무관한 의원 개인 의견"이라며 즉각 선을 그었다. 9일에도 한 정책위의장은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가 극심해 (버스 하우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버스가 들어갈 유휴부지가 있다면 차라리 그 자리에 집을 짓는 게 낫다"고 잘라 말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해보자는 차원의 해프닝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청년들에게 예기치 않게 상처를 입힌 상황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이 일자 황 의원은 관련 게시글을 삭제하고 "고시원 등 열악한 환경에 놓인 청년들을 위한 임시 주거 공간 아이디어 차원이었다"며 "정부가 실제로 추진하는 정책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황 의원의 버스하우스를 비꼬는 이미지와 영상이 확대 생산되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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