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상권 및 대형 아울렛 60%가 냉방 중 문 열고 영업
정부, 단속은 없이 ‘자제해달라’ 캠페인 그쳐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선풍기를 살펴보고 있다./2025.7.7 사진=한경 임형택기자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선풍기를 살펴보고 있다./2025.7.7 사진=한경 임형택기자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 주요 상권과 수도권 대형 아울렛 내 매장 10곳 가운데 6곳이 냉방하면서 문을 연 채 영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시민과 함께 지난달 15∼28일 서울 3개 상권 매장 506곳과 수도권 6개 복도형 아울렛 내 매장 664곳 등 총 1170곳 매장을 확인한 결과 57.2%인 669곳이 냉방 중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문을 연 채 냉방을 하면 냉방에 드는 전력이 1.7배 정도로 늘어난다.

특히 녹색연합은 서울 주요 상권 내 매장 가운데 길과 맞닿은 면 전체에 접이식 문을 설치하고 이 문을 연 채 냉방하면서 영업하는 곳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출입문만 열어뒀을 때보다 에너지가 훨씬 더 낭비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등에 따르면 정부가 상점 등에 냉방기를 가동하면서 출입문을 열어 놓고 영업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에너지 사용 제한’을 공고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근거로 단속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16년을 마지막으로 개문냉방 제한 공고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고를 내더라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단속하기도 어렵다. 단속 시 '환기를 위해 잠시 문을 열었다'같은 변명이 가능한 데다 선출직인 지자체장으로서는 상인들의 민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개문 냉방에 ‘캠페인’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도 전력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10∼23일을 ‘에너지 절약 집중 홍보 기간’으로 정하고 개문 냉방을 자제해달라는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프랑스와 미국 뉴욕 등에서는 개문 냉방을 항상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라면서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개문 냉방을 금지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