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GM세계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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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기업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고민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IGM트렌드조찬의 연사로 나선 강정구 라이너 AI전략총괄은 그 간극의 원인을 조직의 ‘맥락의 공백’에서 찾았다. 회사와 업무의 맥락을 학습시킬 수 없다면 좋은 성능의 AI를 도입해도 쓸모 없는 결과물이 도출된다는 설명이다.

AI를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강 총괄이 제시하는 첫 번째 과제는 ‘컴퍼니 브레인’이다. 컴퍼니 브레인이란 회사가 보유한 암묵지와 파편화된 데이터를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한 지식 체계를 말한다. 제조 기업의 경우 ‘불량률’과 같은 용어 정의를 예로 들 수 있다. 같은 단어라도 생산 라인마다 정의가 다른데 이를 명확히 정의해두지 않으면 AI에 불량률 계산법을 물어도 왜곡된 답을 얻게 된다.

또한 그는 “사내 비정형 파일을 그대로 AI에 넣으면 정보 누락과 환각, 데이터 오염이 발생한다”며 “AI가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사내 데이터 체계를 먼저 갖춰야 AI 활용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짚었다.

두 번째로 꼽은 과제는 ‘스킬 라이브러리’다. 앤트로픽이 지난해 12월 ‘스킬’ 개념을 공식화하며 확산된 용어로, 구성원 개개인이 만든 AI 에이전트를 한곳에 모아 공유하고 고도화하는 저장소를 뜻한다. 한 명이 만든 업무용 에이전트를 저장소에 올려두면 다른 부서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총괄은 “개인이 만든 프롬프트는 대부분 개인 PC에만 머문다”며 “이를 전사적으로 공유해야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핵심은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스킬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동기를 설계하는 것이다.

강 총괄은 “돈을 준다고 스킬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인정이 훨씬 중요하다”며 사내 경진 대회를 통해 AI 활용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보상하는 인센티브 설계를 제안했다. 그는 “컴퍼니 브레인과 스킬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일 모두 경영진이 직접 챙겨야 하는 최고경영자(CEO) 의제”라고 당부했다.

강연 말미에는 AI 시대 리더가 갖춰야 할 요소로 ‘목적’과 ‘판단기준’을 강조했다. AI를 통해 조직이 구현해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만큼 조직이 해야 할 일의 목적과 방향을 정의할 줄 아는 리더가 살아남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연에 참석한 원우들은 “조직의 AI도입을 위해 리더로서 당장 시작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킬 라이브러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미현 IGM세계경영연구원 부원장은 “AI가 조직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리더가 무엇을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짚어준 뜻깊은 자리였다”고 밝혔다.

한편, IGM트렌드조찬은 AI 및 리더십 교육 전문기관 IGM세계경영연구원이 매월 개최하는 최고위 조찬 포럼이다. 경영 리더가 반드시 알아야할 핵심 트렌드와 실전 인사이트를 다룬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