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비즈니스는 "Z세대의 잠수 이별 습관이 연애에서 직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젊은 구직자들의 '고스팅'이 채용 시장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구직 정보 사이트 레주메닷오알지가 지난해 미국 채용 담당자 11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Z세대 구직자에게 정식 채용 제안을 한 뒤 연락이 두절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고스팅은 입사 전후를 가리지 않았다. 고스팅을 경험한 채용 담당자의 27%는 지원자가 입사 제안을 수락한 뒤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26%는 계약 절차까지 마쳤지만 첫 출근일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29%는 며칠 또는 몇 주간 출근하다가 아무런 설명 없이 연락을 끊었다고 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세대보다 Z세대에서 두드러진다는 조사도 있다. 뉴스위크가 지난해 넘버반(Number Barn)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Z세대 구직자의 41%는 채용 과정에서 잠재적 고용주와 연락을 끊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37%)보다 높은 수준이다.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에서 같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26%, 22%에 그쳤다.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레주메닷오알지 조사에서 채용 담당자의 66%는 Z세대의 고스팅으로 채용 과정이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47%는 Z세대 지원자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으며, 34%는 이전보다 나이가 많은 지원자를 선호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예 Z세대 지원자를 채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응답도 10%에 달했다.
다만 이를 단순히 Z세대의 직업윤리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와 높은 주거비,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더해 기업의 채용 방식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불신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메리 줄리아 코흐 부편집장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Z세대는 수년간의 경제적 혼란을 겪은 뒤 어려운 취업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높은 주거비와 인플레이션 등이 젊은 세대의 좌절감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압박이 커지면서 기존의 고용 시스템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느끼는 청년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채용 관행 역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원서를 내고도 결과를 통보받지 못하거나 채용 절차가 수주간 지연되는 것은 물론, 실제 채용 계획이 불분명한 이른바 '유령 채용공고(Ghost Job)'까지 등장하면서 구직자와 기업 사이의 신뢰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기업이 실제 채용 의사 없이 공고를 게시하는 '유령 채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텍사스주가 구직자들에게 실제 존재하지 않거나 채용 의사가 불분명한 일자리를 노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링크드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채용 전문가들은 고스팅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직자의 책임 있는 태도와 함께 기업의 채용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레주메닷오알지의 커리어 자문 책임자 카라 데니슨은 "Z세대 전체를 채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며 기업들이 느린 채용 절차와 부족한 소통, 불분명한 기대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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