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블록체인 전문 기업 시그마체인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싸이월드 IP 라이선스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시그마체인 측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기존 특수목적법인(SPC) 싸이커뮤니케이션즈(싸이컴즈)로부터 사업권을 넘겨받았으며 오는 10월 베타서비스를 시작으로 2027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시그마체인이 내세운 싸이월드 재건의 핵심은 대체불가토큰(NFT)과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한 '웹3.0' 생태계 구축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경우 미니홈피 내 사진과 글 등 콘텐츠를 NFT로 자산화하고 과거 플랫폼 재화였던 '도토리'를 금융권 발행 스테이블코인과 연동하겠다는 구상이다.
쉽게 말해 과거 싸이월드가 도토리를 사서 미니홈피를 꾸미는 등 소비 중심의 공간이었다면 새 싸이월드는 이용자가 만든 콘텐츠를 사고 팔며 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는 셈이다. 여기서 도토리는 스테이블코인과 연계돼 플랫폼 안에서 발생한 경제적 가치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게 돕는다. 이렇게 발생한 플랫폼 수익은 이용자 40%, 크리에이터 40%, 회사 20% 비율로 배분될 계획이다.
현장에 참석한 박형근 시그마체인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외주에 의존하지 않고 100% 자사 인력을 투입해 170억 건, 3.8페타바이트(PB)에 달하는 데이터 복원과 개발을 직접 진행할 자금과 기술력을 갖췄다"며 서비스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러한 청사진과 달리 기자간담회 현장에서는 시작부터 인수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갈등이 드러났다. 전 싸이월드제트 대표이자 베타랩스를 이끄는 김호광 대표가 간담회장을 직접 찾아 시그마체인의 인수를 "적법하지 않은 거래"라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주주들에 대한 통보나 동의 절차 없이 자산을 이전하고 이를 다시 다른 법인으로 넘긴 과정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의 핵심 자산인 도메인 문제도 불거졌다. 시그마체인 측은 국내용 서브도메인(cyworld co kr')만 확보했을 뿐 소유권 분쟁이 얽혀 있는 글로벌 공식 도메인(com)은 넘겨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시그마체인 측은 "서브도메인 우회 활용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며 "당사와는 별개의 분쟁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번 부활 시도가 실질적인 서비스 정상화보다 가상자산 연동을 통한 투자 유치와 코인 사업에 목적을 둔 '추억 마케팅'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 막대한 데이터 복원 비용을 감당할 구체적인 자금력과 핵심 기술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싸이월드가 걸어온 고난의 잔혹사가 또다시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싸이월드는 지난 2019년 경영난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2021년 싸이월드제트, 2024년 싸이컴즈 등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재출시를 시도했으나 막대한 데이터 복원 비용과 부채, 내분 문제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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