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자립도 높은 지방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력 부각
전기료 절감에 임대료 협상력·자산가치 개선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의 지역별 차등화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용 요금체계 도입을 추진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 전력자립도 등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을 반영한 전기요금 체계가 도입될 경우 데이터센터 입지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전력자립도가 100%를 웃도는 지역이 주요 후보지로 거론된다. ‘2025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전력자립도는 경북이 228%로 가장 높았으며 전남 213%, 충남 207%, 인천 192%, 부산 170%, 강원 156%, 경남 125%, 세종 124%, 울산 10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에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이 적용될 경우 데이터센터 운영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지방의 입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하이퍼스케일러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입장에서는 전기요금이 데이터센터의 총 점유비용(Total Occupancy Cost)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입지 선정 과정에서 지방의 매력이 커질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를 계기로 수도권 외 지역에 대한 데이터센터 투자와 리전(Region) 구축 가능성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요금 차등화는 데이터센터의 자산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 관점에서 데이터센터는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자산으로 임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상면 임대료를 받고 전기요금은 임차인에게 실비 기준으로 전가하는 패스스루(Pass-through) 방식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전기요금이 낮아지면 임차인의 총 점유비용이 감소한다. 이 경우 임차인은 절감된 비용을 바탕으로 상면 임대료에 대한 협상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센터 운영사업자는 임대료 조건을 조정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는 순영업소득(NOI) 개선과 데이터센터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움직임도 지방 데이터센터 개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이어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계기로 국내 AI 데이터센터 투자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가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추가적인 정책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가 건설업종의 주요 성장 모멘텀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지방 데이터센터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신규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건설사의 수주 기회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