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악화 개인 취업난 넘어 국가 경제에 부정적
산학협동 인턴십 청년 첫 경력 기회,기업에 인센티브도

[이정희의 이코노믹 뷰]산학협동인턴십이 청년고용 해법
매월 발표되는 국가데이터처의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고용 지표가 유독 부진하다. 15~29세 청년 취업자는 4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청년층 고용률도 44.2%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청년고용 악화는 단순히 청년 개인의 취업난 문제가 아니다.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면 우리 경제의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청년고용 부진의 배경에는 산업구조의 변화도 자리하고 있다. 수출은 호조를 보이지만 반도체와 같은 고도화 산업의 성장이 전체 고용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사이의 연결고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과거처럼 ‘경제가 성장하면 청년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오늘날 기업들은 신입사원보다 일정한 경력을 갖춘 ‘중고신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에게는 ‘경력이 없어서 취업하기 어렵고, 취업하지 못해 경력을 쌓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자격증과 각종 스펙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하거나 졸업을 미루는 청년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시간과 경제적 비용도 커지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미래 일자리에 대한 불안까지 더해지고 있다.

청년고용 정책의 출발점은 ‘일자리를 얻기 전에 일의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학의 산학협동인턴십은 중요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 재학 중 학점과 연계해 기업 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경험하게 하는 제도는 청년에게 경력을 제공하고 기업에는 잠재적인 인재를 발굴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그러나 현재의 산학협동인턴십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학이 기업의 신청을 받아 학생과 단순 매칭하는 방식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고 학생이 원하는 분야의 기업을 선택할 기회도 제한적이다.

산학협동인턴십을 ‘학생을 기업에 보내는 프로그램’에서 ‘청년의 첫 경력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대학은 지역 기업은 물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학생의 전공과 진로를 고려해 기업과 매칭해야 한다. 기업 역시 인턴에게 단순업무가 아닌 프로젝트 수행, 시장조사, 마케팅, 연구개발 등 실제 직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대학 평가도 단순 취업률만 볼 게 아니라 산학협력의 질, 인턴십 참여율과 취업 연계 성과 등을 적극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우수 인턴십 기업에 대한 지원과 인센티브를 확대해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나아가 청년고용 정책의 시야를 국내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찾아야 하며 청년들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KOTRA와 해외 진출 한국 기업, 대학이 협력해 매년 1만 명 규모의 ‘청년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10년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청년들이 해외 현장에서 수출, 마케팅, 현지조사와 사업개발을 직접 경험한다면 취업과 경력 형성은 물론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청년고용 문제는 일자리의 ‘개수’를 늘리는 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청년이 첫 직장에 들어가기 전에 제대로 된 일의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이 경력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노동시장 진입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산학협동인턴십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 대학·기업·정부가 함께 청년에게 ‘첫 경험’을 제공한다면 청년고용의 돌파구를 찾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미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