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2027년 3월기 일본 상장기업 약 2200곳의 배당 총액은 전년보다 6% 증가한 23조엔(약 20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사 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1010곳이 배당을 늘린 데 따른 결과다. 닛케이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6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AI와 반도체 관련 기업의 배당 확대가 두드러졌다. 전기기기 업종의 배당 총액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2조6900억엔으로 집계됐다. AI 서버용 전자부품 수요가 늘어난 무라타제작소는 주당 배당금을 5엔 올린 70엔으로, TDK는 4엔 늘린 40엔으로 책정했다. 반도체 제조장비용 고주파 전원장치가 호조를 보인 다이헨은 210엔, 로봇업체 FUJI는 전년 90엔에서 190엔으로 배당금을 대폭 늘렸다.
종합상사도 배당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형 종합상사 7곳은 모두 배당을 늘릴 계획이다. 미쓰비시상사는 전년보다 15엔 많은 125엔을 제시했고, 미쓰이물산은 25엔 늘린 140엔을 계획했다. 이토추상사는 12년 연속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그룹도 순이익이 전년보다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당금을 10엔 늘린 35엔으로 책정했다.
실적이 줄어들더라도 배당을 유지하거나 늘릴 수 있도록 배당 기준을 바꾸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아지노모토는 본사 사옥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배당 산정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순이익은 감소할 전망이지만 배당금은 2엔 늘어난 50엔으로 책정했다. 주고쿠전력은 순이익이 전년보다 5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주주자본배당률(DOE) 2%를 목표로 내걸고 배당금을 3엔 늘린 30엔으로 정했다. 교세라도 누진배당과 DOE를 새 배당 지침으로 채택해 배당금을 52엔에서 56엔으로 올렸다.
기업들의 배당 확대는 가계 소득과 증시 자금 유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일본 상장주식의 17%를 개인이 보유하고 있어 이번 배당 확대에 따라 약 4조엔(약 35조6000억원)이 가계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제일생명자산운용경제연구소의 호시노 다쿠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배당 증액이 개인 소비를 자극해 국내총생산(GDP)을 0.015%가량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현금배당 규모는 52조752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16년 21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2.4배 늘어난 규모다. 올해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규모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SK하이닉스는 3분기 중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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