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회장이 8월14일 테라파워 빌 게이츠 창업자 겸 회장과 만나 ‘육상 원자로의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HD현대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8월14일 테라파워 빌 게이츠 창업자 겸 회장과 만나 ‘육상 원자로의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HD현대
HD현대가 테라파워, 현대건설과 손잡고 세계 최대 원전 시장인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AI 데이터센터 발(發) 전력난과 노후 원전 교체 주기가 맞물린 시기에 3사 최고경영진의 회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HD현대에 따르면 이날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서울에서 회동했다.

지난 5월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 체결 이후 경영진이 직접 만나 협력의 속도를 점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3사는 현재까지 진전된 사항을 바탕으로, 육상 원자로의 상용화를 위한 다각도의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기술, 제조, EPC를 아우르는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차세대 원자로의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체적인 기술 개발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SMR 발전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단순한 교류를 넘어 구체적인 공급 밸류체인 구축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HD현대는 공급망 협력 범위를 구체화해 왔으며, 추후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상용화에 앞서 선제적인 생산 설비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전 세계 원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95GW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1970년대 가동을 시작한 노후 설비 교체 수요가 임계점에 달한 데다, 최근 미국 내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원자력 발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다.

테라파워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의 차세대 SMR인 ‘나트륨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고, HD현대가 주기기 제조를, 현대건설이 설계·조달·시공(EPC)을 총괄하는 구조다.

HD현대는 지난 2022년 테라파워 투자를 시작으로 2024년 12월 원통형 원자로 용기를 수주해 제작해 왔다.

이어 2025년 3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1년여간 제조 타당성, 가격 경쟁력, 인도 일정 등을 검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5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의 핵심 설비를 제작 및 공급하는 우선 협상 대상자로 지정된 바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