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시간 아까워”… 日 Z세대 41%가 끼니 거르는 이유
일본 Z세대 사이에서 식사를 미루거나 아예 거르는 이른바 '식사 취소'가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바쁘거나 배가 고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취미와 수면, 인간관계 등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활동에 시간을 우선적으로 쓰면서 식사의 우선순위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MJ에 따르면 일본 시장조사업체 인테지가 지난해 10월 전국 15~49세 남녀 27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4%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층에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식사 취소'를 한다는 응답은 18~24세가 41%로 가장 높았고, 15~18세도 37%에 달했다. 반면 30대는 31%, 40대는 30%였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서는 10명 중 4명가량이 매주 한 끼 이상을 건너뛰는 셈이다.

식사를 거르는 가장 큰 이유는 '바빠서 먹을 시간이 없어서'로 31%를 차지했다. 이어 '배가 고프지 않아서'(26%), '식욕이 없어서'(20%)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이유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15~18세에서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20~30대에서는 식사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식사를 준비하기 귀찮아서'라는 응답은 25~29세와 30대에서 각각 약 19%를 차지했다. 특히 25~29세에서는 '식비를 절약하고 싶어서'라는 응답도 18.6%에 달했다.

하루 세 끼를 챙겨 먹는다는 공식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흐려지고 있다. 평일 기준 하루 세 끼를 먹는다는 응답은 15~18세가 71%로 가장 높았지만 25~29세는 56%로 가장 낮았다. 25~29세의 주 1회 이상 식사 취소 비율은 32%으로 집계됐다.

닛케이MJ는 이 연령대에서는 필요에 따라 한 끼를 거르는 것을 넘어 아예 '하루 두 끼' 생활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식사 취소에는 시간 활용에 대한 Z세대의 가치관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바쁘거나 식욕이 없어서가 아니라 취미나 수면 등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활동에 시간을 우선적으로 쓰면서 식사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조사를 담당자 인테지의 오다 도라노스케 연구원은 "취미나 수면 등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가운데 식사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테지가 17~29세 남녀 8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친구와의 소통이나 게임 등 우선순위가 높다고 판단한 활동에 시간을 쓰면서 식사할 시간이 없어졌다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젊은층의 시간 소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과거 하루 세 끼 식사가 일상의 기본 일정으로 여겨졌다면 Z세대에게는 식사 역시 취미와 수면, 인간관계 등 여러 활동과 비교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식품업계에도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테지의 무라타 마유코 연구원은 "젊은층에게 단순히 건강을 강조하기보다 이동 중에도 한 손으로 먹을 수 있는 편의성을 높이거나 식사를 거를 경우 집중력과 업무·학업 수행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등 이들의 생활 방식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앞서 귀찮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목욕을 건너뛰는 '목욕 취소'가 젊은층의 새로운 생활 트렌드로 주목받은 바 있다. 식사까지 '취소'의 대상이 되면서 한정된 시간과 비용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에 집중하려는 젊은층의 가치관이 식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