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자금 끌어들여 AI 투자 확대
GPU ‘금융자산’으로 활용하는 구조
투자 과잉·담보가치 하락은 잠재적 위험
19일 iM증권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아폴로와 블랙스톤 블랙록 골드만삭스 KKR 브룩필드 등과 함께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50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플랫폼을 추진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신용을 바탕으로 대출을 중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AI 생태계뿐 아니라 AI 금융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iM증권은 가장 긍정적인 부분으로 외부 자금을 활용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동안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구매하는 AI 기업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거나 지급을 보증하는 이른바 ‘벤더 파이낸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플랫폼에서는 금융기관이 자금 조달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자체 자금 부담을 줄이면서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다.
GPU를 담보로 활용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GPU를 유동화한다는 것은 AI 컴퓨팅 연산 능력을 금융시장에서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이 GPU의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할 경우 자금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미루거나 포기하려던 빅테크 및 중소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반면 금융 플랫폼 확대에 따른 잠재적 위험도 적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GPU를 담보로 한 구조화 금융이 과거 서브프라임 금융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서브프라임 대출을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유통했던 것처럼 GPU 등 AI 인프라 자산을 담보로 구조화한 채권이 연기금과 보험사 등에 판매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M증권은 AI 투자 과잉도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금융을 통한 자금 공급이 과도한 자본지출을 촉발하고 향후 GPU 담보가치가 하락할 경우 신용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GPU를 담보로 제공하는 동시에 대출 상환이 불가능할 경우 대출 손실의 최대 25%를 보증하는 구조다.
엔비디아의 순환금융과 순환거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말 기준 스페이스X 지분 약 1억 2280만 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가치는 210억 달러에 달한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인 스페이스X에 자본을 대고 스페이스X가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순환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iM증권은 향후 금융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와 신용부도스왑(CDS) 흐름뿐 아니라 엔비디아 GPU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AI 기업들의 부실 위험에도 더욱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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