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틱톡 '남대문시장' 게시글 갈무리
사진=틱톡 '남대문시장' 게시글 갈무리
고물가 속에서 저렴하면서도 색다른 소비 경험을 찾는 젊은 세대가 전통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의 쇼핑 공간으로 여겨졌던 남대문시장이 최근 2030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때타월 등 목욕용품부터 그릇, 꽃, 빈티지 소품 등을 찾아 시장 곳곳을 둘러보고 오래된 맛집까지 들르는 식이다. 단순히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취향에 맞는 제품을 직접 발굴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소비한다.

남대문시장에 대한 관심 증가는 온라인에서도 확인된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남대문시장’ 검색 관심도는 올해 들어 크게 상승해 지난 6월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서도 최근 한 달(7월 25일~8월 23일) 네이버 통합검색 기준 ‘남대문시장’ 검색량은 8만7100건으로 집계됐다. 24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는 ‘남대문’ 해시태그 게시물이 27만3000건, ‘남대문시장’은 13만9000건을 넘어섰다.

소셜 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남대문시장 관련 블로그 월 언급량은 지난 5월 8591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월평균 언급량보다 3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블로그 언급량도 4만84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 증가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남대문시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추천하거나 상점을 소개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시장 안팎의 오래된 맛집과 카페까지 묶어 하나의 코스로 소개하는 콘텐츠도 확산하고 있다.

방문 목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의류와 잡화 등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남대문시장을 찾았다면 최근에는 그릇상가와 꽃시장, 아동복거리, 약국 투어 등 특정 품목이나 상점을 찾아 방문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썸트렌드는 남대문시장에 대한 관심 품목이 세분화하면서 방문 목적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대문시장의 인기는 최근 2030세대의 소비 방식 변화와도 맞물린다.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는 데서 나아가 여러 상점을 직접 돌아다니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발굴하는 이른바 ‘디깅(Digging)’ 소비가 남대문 상권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동묘에서 빈티지 의류를 찾아다니거나 동대문 완구거리와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를 방문해 말랑이, 볼펜·젤리슈즈 꾸미기 재료 등을 직접 고르는 소비가 인기를 끄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SNS에서 원하는 물건을 발견한 뒤 해당 상권을 직접 방문하고, 다시 구매 후기를 SNS에 공유하면서 새로운 방문 수요로 이어지는 구조다.

특히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큰돈을 들이지 않고 쇼핑과 먹거리, 구경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과 달리 정형화되지 않은 상품을 발견하는 재미까지 더해지면서 전통시장이 새로운 소비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