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모 줄이는 CPO 기술 각광
소부장 강국 일본, ELS 기술 등 고도화
韓, 광전융합 반도체 양자컴 기술개발 필요

CPO로 진화하는 반도체와 광양자컴퓨터 대비[이지평의 이코노믹뷰]
인공지능(AI)의 발전과 보급은 더 고도의 AI에 대한 요구를 자극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의 고도화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AI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줄이는 과제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절전 성능이 높고 열 발생이 적은 광전융합형 반도체 기술로서 CPO(Co‑Packaged Optics)의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데이터센터용 블랙웰 칩을 점차 대체하는 CPO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 플랫폼인 ‘베라 루빈(Vera Rubin)’도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차세대 아키텍처에서는 CPO 기술이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전환함으로써 성능 향상과 함께 전력 절감, 발열 억제 효과가 기대된다. 빅테크의 투자효율 개선 효과도 가져올 CPO로 구체화되고 있는 광전융합 기술은 원래 일본의 NTT(일본전신전화)가 제창한 IWON(Innovative Optical & Wireless Network)을 기원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빅테크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고 반도체 업계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CPO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으며 반도체 소재의 세계 시장점유율 50%, 반도체 장비 시장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소부장 기업의 역할도 반도체 산업 전체 차원에서 중요한 시점이다.

예컨대 CPO 반도체는 소비전력과 발열량을 감축할 수 있으나 광 신호 디바이스는 열에 약한 성질이 있고 출력 저하, 파장의 불균형이 발생하기가 쉽다는 문제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후루카와전기공업은 외부광원(ELS) 기술을 고도화해 전력 변환 효율을 높이고 고온에서도 고출력을 안정적으로 구현해 CPO의 핵심 난제를 해결하고 있다.

또 CPO는 광 엔진이 패키지·기판에 밀집 통합되기 때문에 고장 발생 시 교환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기존 착탈식 광 트랜시버처럼 쉽게 갈아 끼울 수 없어 어떤 부품을 패키지 내부에 넣고 어떤 기능을 외부 모듈로 분리해둘지가 핵심 설계 과제다. 스미토모전기공업은 이 ‘탈착 시 광학 결합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 빛을 넓게 퍼뜨려 정렬 오차를 줄이는 콜리메이션 미러(Collimation Mirror)를 도입했고 교토대와 함께 초고출력 PCSEL(Photonic Crystal Surface-Emitting Laser)을 개발해 하나의 외부 레이저 모듈로 다수 채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일본으로서는 이러한 차세대 반도체 소부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가적으로 육성 중인 첨단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와 함께 반도체 산업의 게임체인저를 주도하고 광전융합을 추진하는 NTT가 차세대 통신 및 데이터센터의 표준을 노리는 전략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은 거대한 냉각장치가 필요없고 소형화·저전력화가 가능한 광양자컴퓨터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인 OptQC가 제품 개발에 성공해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와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광 기반 컴퓨팅 생태계까지 확장해 미래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투자여력이 막대한 빅테크도 광전융합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소부장을 넘어 차세대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의 주도권 확보까지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는 않으나 우리로서도 CPO로 구체화되고 있는 광전융합 반도체 및 통신, 소부장 산업생태계의 확충과 광 신호 기반 양자컴퓨터 기술을 연계적으로 개발하는 국가적 노력의 강화가 중요할 것이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특임강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