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회계학회·포스코경영연구원, 26일 '지속가능정보와 기업의 발전' 세미나 공동 개최
한종수 교수 "인증 공백·스코프 3 등 4대 병목 관리 못 하면 ESG 공시 가치 하락"
최승재 교수 "국내 산업 특성 고려해야… 낭만적 이상론 벗어나 점진적 접근 필요"
사단법인 한국회계학회와 포스코경영연구원은 26일 서울 포스코센터 서관 아트홀에서 '지속가능정보와 기업의 발전'을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지속가능성 공시기준(KSDS) 및 공시 로드맵 확정에 따라 대한민국 기업의 대응 방안과 국가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김기영 한국회계학회 회장과 임지원 포스코경영연구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최중경 IFRS재단 이사와 김승준 포스코홀딩스 본부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4대 병목 해결 못 하면 'K-ESG 딜루션' 직면"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는 2026년 2월 확정된 한국형 지속가능성 공시기준(KSDS)과 7월 확정된 공시 로드맵을 해외 주요 5개 법역(IFRS·ISSB, 일본, EU, 미국 연방, 캘리포니아)과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 교수는 한국 공시 제도가 법정공시, 재무적 정합성, 세이프하버(Safe Harbor) 등 검증된 틀을 채택해 올바른 방향을 잡았다고 보면서도, 제도 안착을 방해할 4대 병목 요인을 지적했다.
4대 병목은 △한국 기준 신뢰성 하락 △데이터 과부하 △인증 공백 △규제 중첩이다. 국제기준 대비 과도한 완화 적용 시 대외 신뢰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고, 연결공시 대상이 2028년 291개사에서 2029년 3171개사로 폭증하면서 생기는 과부하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또 공시 시작 후 제3자 인증 의무화까지 2년간 공백이 발생하며, 2030~2031년 사이 인증이 의무화되고 스코프3공시, 세이프하버 전환이 집중 도래해 부담이 가중된다고 보았다.
한 교수는 "단계적 완화 로드맵의 정당성을 살리되 국제 정합성과 인증, 스코프3 준비를 세밀히 관리해야 'K-ESG 딜루션(가치 하락)'을 막고 국가 프리미엄을 지킬 수 있다"며, 정부에 KSDS-ISSB 영문 대조표 발간과 완화조항 일몰제 예고를, 기업에는 재무제표 수준의 지속가능성 내부통제(ICSR) 구축을 당부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최승재 세종대 교수는 해외 제도와의 기계적 비교를 지양하고 국내 산업 구조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지속가능성 공시의 궁극적 목적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있다"며 "적용 대상 기업을 신중하게 확대하고 스코프 3 공시 유예 등 기업 경쟁력 약화를 막는 타당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외부 에너지 및 경제 의존으로 어려움을 겪는 독일 사례를 반면교사로 제시하며 "한국의 ESG 공시가 낭만적 이상론에 그쳐서는 안 되며,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과 경제적 실리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SG 공시, 재무제표와 연결성 확보해야"
김종대 인하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학계, 금융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실효성 있는 안착 방안을 두고 열띤 논의를 펼쳤다.
정준희 대구대 교수는 "공시는 투자자에게는 미래 가치를 판단할 기회"라며 "투명한 정보 제공을 통해 자본 배분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주렴 서울시립대 교수는 "비재무 정보 나열에 그치지 않고 자산 손상, 부채 인식 등 재무제표와의 연결성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재무제표 감사에 준하는 수준의 ICSR 구축과 인증 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은 "현재 1000여개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탈탄소 우수 기업에 자금을 가중 배분하는 전략을 운영 중"이라며 "향후 3년간 데이터 품질 개선이 해외 자본 유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윤재 KB금융지주 ESG사업부장은 "공시 데이터는 전환금융 심사에 활용되어야 하며, 중소협력사의 탄소배출량 산정을 지원해 '공시-금융-전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영아 포스코홀딩스 IR실장은 "그룹 차원의 ICSR 고도화를 추진 중"이라며 "기후 공시가 단순한 투자배제나 반대표 행사의 수단이 되기보다 기업의 장기 기술 투자와 감축 성과를 다면적으로 고려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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