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영의 법으로 읽는 세상]

[법으로 읽는 세상]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주요 대학의 수시 원서접수는 대부분 9월 둘째 주에 진행된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는 지원 대학과 전형을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때다. 그런데 학교폭력 조치처분을 받아든 학생과 학부모라면 확인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그 처분에 불복할 것인지, 그렇다면 언제까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다.

학교폭력 조치에 이의가 있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피해 학생 측은 피해 학생 보호조치나 가해 학생 조치에 대해, 가해 학생 측은 자신에게 내려진 조치에 대해 불복할 수 있다. 행정심판을 반드시 먼저 거쳐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시간이다. 행정심판은 원칙적으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고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 취소소송 역시 원칙적으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 제기해야 한다. 처분서를 받아든 뒤 고민만 하다가는 정작 다툴 수 있는 기간을 놓칠 수 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 사건에서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가해 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조치사항은 대입 전형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본안에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더라도 판결이 나오기 전에 입시절차가 진행된다면 그사이 현실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때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것이 ‘집행정지’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처분의 효력이 자동으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처분의 효력을 우선 멈춰야 할 필요가 있다면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아야 한다. 집행정지는 본안소송과 별도로 신속하게 판단되는 절차인 만큼 신청 단계부터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 입시상 불이익을 짧은 기간 안에 밀도 있게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원도 지난해 학교폭력 처분의 집행정지가 학생부와 입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으로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해당 조치사항도 그 즉시 삭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존 기재를 그대로 둔 채 ‘집행정지 중’이라고 덧붙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조치사항이 학생부에 계속 남아 있다면 본안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상급학교 진학 등에서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학교폭력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처분서를 받은 뒤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충분한 고민은 필요하다. 다만 입시를 앞둔 사건이라면 처분서와 함께 달력부터 펼쳐볼 필요가 있다. 불복기간과 학생부 반영 시점, 원서접수 일정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만큼 그 처분에 언제, 어떤 방법으로 대응했는지가 중요하다. 입시가 걸려 있다면 더욱 그렇다.

원희영 법무법인 YK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