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삶의 만족(87.4%)·정체성(84.6%)엔 영향, 가치관 부합은 58.2%뿐
직업 선택 기준 1위 '급여'(47.2%)…여성은 남성보다 워라밸 더 중시
온라인 설문 플랫폼 나우앤서베이는 전국 만 20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 직업관을 진단해 볼까? – 한국 직장인의 직업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8월 1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응답 완료 즉시 AI가 분석한 ‘자기진단 결과 보고서’를 제공해 참여 동기와 몰입도를 높이고, 더욱 진지하고 솔직한 응답을 유도함으로써 조사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0.3%는 직업의 가장 큰 의미로 '경제적 안정과 생계수단'을 꼽았다. 이어 자아실현(8.3%), 삶의 만족(8.2%), 사회적 지위(5.5%) 등으로 이어졌다.
직업이 삶의 만족도(87.4%)와 정체성(84.6%)에 영향을 준다는 데는 대다수가 동의했지만, 정작 "내 가치관과 잘 맞는다"는 응답은 58.2%로 상대적으로 낮아, 직업의 영향력에 대한 인정과 실제 '일치감'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직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요소로는 '급여 및 복지'가 47.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19.1%로 뒤를 이었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을 묻는 질문에서도 '공정한 보상·인센티브 확대'(30.9%)와 '워라밸 강화'(27.0%)에 응답의 58%가 집중돼, 직업 선택 기준과 만족도 개선 요구가 사실상 같은 두 축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성별에 따른 차이도 눈에 띄었다.
남성은 급여(49.8%)를 가장 중시한 반면, 여성은 워라밸(22.7%, 남성 17.0%)에 상대적으로 더 큰 비중을 뒀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성장 가능성'(16.3%)에 높은 반면, 50대는 '급여'(52.6%)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직업의 의미를 무엇으로 답했는지에 따라 만족도에도 실질적인 차이가 확인됐다. 직업을 '자아실현의 기회'로 보는 소수(전체의 8.3%)는 가치관 부합도(3.94점)와 자기실현 가능성(4.00점) 모두, '경제적 생계수단'으로 보는 다수(각 3.45점, 3.61점)보다 뚜렷하게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같은 직업이라도 이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체감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삶의 만족 영향, 정체성 형성 영향, 가치관 부합도, 자기실현 가능성, 사회적 기여 인식, AI 직업전망 긍정도 등 6개 지표를 연령대별로 살펴본 결과, 모든 지표에서 연령이 높아질수록 점수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예컨대 '삶의 만족 영향' 평균점수는 20대 4.07점에서 60대 이상 4.55점으로, '가치관 부합도'는 20대 3.42점에서 60대 이상 3.86점으로 높아졌다.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최근 1년 사이 이직이나 직업 변경을 고민하거나 실제로 준비·실행한 적이 있는지 물은 결과, 응답자의 67.1%가 한 번이라도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11.1%는 실제로 이직·직업 변경을 준비했거나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로 인한 직업 전망 변화가 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상당수 직장인이 마주한 현재 진행형 고민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AI 등 신기술 발전이 자신의 직업 전망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남성(평균 3.46점, 긍정 응답 57.6%)이 여성(평균 3.27점, 긍정 응답 48.8%)보다 뚜렷하게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빈 나우앤서베이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AI로 인한 직업 변화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다행히 남녀 모두 자신의 직업 전망에 대해 긍정적 응답이 부정적 응답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비관적 전망과는 달리 매우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자세한 분석 결과는 나우앤서베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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