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제친 中 태양광…한국서도 존재감 '껑충'
중국의 태양광발전 설비가 사상 처음으로 석탄 화력발전을 추월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에서 100년 넘게 최대 전력원 자리를 지켜온 석탄이 설비용량 기준으로 태양광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막대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 태양광 산업은 자국 시장을 넘어 한국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9월 2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은 지난 7월 말 기준 중국의 태양광발전 누적 설비용량이 1286기가와트(GW)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전력 설비용량의 31.5%에 해당하는 규모로 석탄 화력 설비용량을 넘어선 수준이다. 설비용량은 발전 시설이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 규모를 뜻한다.

다만 설비용량이 석탄을 넘어섰다고 해서 실제 전력 생산량까지 석탄을 제쳤다는 의미는 아니다. 태양광은 날씨와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제 발전량에서 석탄 의존도는 낮아지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중국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의 비중은 공식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올해 1~7월 태양광 발전량은 8024억 킬로와트시(kWh)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중국 태양광 제조업의 높은 가격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주요 공급망을 폭넓게 구축하고 있으며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에서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자국 내 보급 확대를 뒷받침한 셈이다.

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전력망 확충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큰 데다 중국의 주요 발전 지역과 전력 소비 지역이 떨어져 있어 안정적인 송전과 저장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중국은 서부 지역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동부 대도시로 보내기 위해 초고압직류송전(UHVDC)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2026~2030년에는 이른바 ‘신형 전력 시스템’ 구축에 5조위안(약 101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은 해외 시장에서도 빠르게 드러나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 모듈 3753메가와트(MW) 가운데 중국산은 2601MW로 69.3%를 차지했다. 국내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중국산의 우위가 뚜렷해진 셈이다.

중국산 모듈의 비중은 2019년 21.6%에서 2024년 58.36%, 지난해 69.3%까지 빠르게 높아졌다. 6년 만에 세 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모듈 비중은 78.4%에서 30.7%로 급감했다. 지난해 국내 태양광 모듈 전체 보급량이 전년보다 13.3% 늘어나는 동안 중국산은 34.6% 증가했지만 국산은 16.5% 감소했다.

이처럼 국내 태양광 시장의 외형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산에 대한 의존도가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국내 산업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국내 기술개발과 투자,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듈 제조부터 설계·시공까지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