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옷부터 SNS 허세까지… 달라진 ‘폴리에스터’ 뜻
Z세대 사이에서 '폴리에스터(polyester)'가 새로운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합성섬유를 뜻하는 단어지만 최근에는 품질이 낮거나 지나치게 인위적인 제품과 콘텐츠를 비꼬는 표현으로 쓰인다. 저품질 제품과 꾸며진 이미지보다 품질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USA투데이와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폴리에스터'라는 표현이 확산하고 있다. 값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부터 억지로 멋있어 보이려는 행동이나 지나치게 연출된 콘텐츠까지 폭넓게 사용된다.

최근 한 18세 청년이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일상을 소개한 틱톡 영상도 화제가 됐다. 뉴욕 펜트하우스에서 오전 6시에 일어나 성경 공부를 하고 센트럴파크에서 달리기를 한 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업무를 처리한다는 내용이었다. SNS에서는 유행하는 자기계발과 웰니스 요소를 지나치게 조합한 모습이라는 반응과 함께 '폴리에스터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해당 댓글에는 4만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이 같은 표현의 등장에는 실제 폴리에스터 소재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SNS에서는 옷장에서 폴리에스터 소재 제품을 없애거나 면 등 천연 소재 비중이 높은 의류를 찾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 의류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폴리에스터가 '싸고 질 낮은 것'을 상징하는 단어로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을 고려한 소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폴리에스터는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데다 세탁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할 수 있다. 유로뉴스는 젊은 세대의 폴리에스터 기피 현상이 초저가 패션에 대한 반감과 환경을 고려한 소비에 대한 관심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폴리에스터'의 의미는 의류를 넘어 사람과 콘텐츠로도 확장하고 있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는 진짜가 아닌 모습을 연기한다는 의미의 '라핑(larping)'이나 의도적으로 특정 이미지를 연출하는 사람을 비꼬는 '퍼포머티브(performative)' 등 진정성과 관련한 표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광고부터 AI로 만들어진 콘텐츠까지 온라인에서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젊은 세대가 제품과 콘텐츠의 진정성을 더욱 중요하게 보는 모습이다. USA투데이는 '폴리에스터'와 같은 신조어의 유행이 품질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Z세대의 성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