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핵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뉴스를 선별해 전달합니다.
최대 2조달러(2680조원)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앤트로픽의 독특한 지배구조가 투자자와의 갈등 요인으로 떠올랐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앤트로픽 장기이익신탁(LTBT)은 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지만 이사회 과반을 임명·해임할 수 있다. AI 안전과 인류의 장기적 이익을 상업적 압력보다 앞세우기 위한 장치다.
현재 이사 7명 중 4명이 LTBT의 지명을 받았고 신탁은 새 AI 모델 출시 등 주요 경영활동에 대한 사전 보고도 받는다. 앤트로픽은 상장 후에도 이 구조를 유지해 AI업계의 지배구조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상장 뒤 수익성 압박이 커질 경우 공익을 위해 이익을 희생할 수 있는 신탁과 주주 간 이해충돌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팔, 대홍수 복구비 7조원 요청…‘기후정의’ 국제 의제로
네팔이 지난달 말 히말라야 빙하 붕괴 이후 발생한 대홍수 복구를 위해 부유국과 국제기구에 50억달러(7조원) 규모의 지원을 요청한다. 10일 로이터에 따르면 네팔과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최소 1300명이 숨지고 5300명 이상이 실종됐다. 네팔에서는 수력발전소 12곳 이상과 도로·교량·주택·통신시설 등이 휩쓸렸다.
네팔 정부는 이번 재난을 온실가스 배출 기여도가 낮은 개발도상국이 더 큰 피해를 떠안는 ‘기후정의’ 문제로 규정하고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미국, 영국, 중국, 일본, EU 등에 지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초기 5개월 복구에 필요한 재원을 우선 제시하고 오는 24일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서도 기후 취약국 지원 확대를 촉구할 예정이다.
브라질, 중국에 탄소크레디트 판다…COP31 전 협정 추진
브라질이 중국을 자국 탄소크레디트의 주요 구매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협상에 나선다. 9일 로이터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오는 14~18일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의에서 파리협정상 국가 간 감축실적(ITMO)을 중국에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양국은 오는 11월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까지 양자 탄소시장 협정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라질, 중국, EU가 참여하는 탄소시장 연합도 이번 회의에서 시장 간 호환성과 단계적 연계를 위한 작업 계획을 채택할 예정이다. 해당 연합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2%를 포괄하며 현재 11개 회원을 두고 있다. 브라질은 당초 2031~2035년으로 잡았던 국제거래용 크레디트 검증체계 구축 시점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CB, 기업대출 담보에도 ‘기후위험 할인’ 적용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이 유동성을 공급받을 때 맡기는 담보에 기후위험을 반영하는 제도를 기업대출까지 확대한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ECB는 2027년 말부터 기업대출 등 신용채권에도 기후전환 위험을 반영해 최대 5%의 추가 헤어컷(담보가치 할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신용채권은 유로시스템 전체 담보의 30% 가까이를 차지한다.
은행권은 산정 방식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ECB는 개별 기업이나 대출에 적용되는 구체적인 산정값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탄소규제나 소비행태 변화 등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되는 ‘전환위험’만 반영하지만 향후 이상기후 등 물리적 위험까지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美 매사추세츠, AI 데이터센터에 ‘자체 청정전력’ 의무
미국 매사추세츠주가 대형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한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라 힐리 주지사는 최대 전력수요가 25MW를 넘는 신규 데이터센터에 청정에너지 발전 투자와 지역사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청정에너지로 전력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면 주민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기금에 돈을 내야 한다.
뉴욕·뉴저지·펜실베이니아·텍사스 등도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규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5년까지 세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요금과 전력망, 물 사용 부담이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전력망 비용을 사회화하지 않고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규제 흐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EU 탄소시장, 산업 부담 더 줄이나
유럽연합(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 개편을 이끄는 페터 리제 유럽의회 의원이 2030년대 초 배출 상한 감축 속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제 의원은 2031~2035년 선형 감축계수를 연 3.4%로 제시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안인 3.7%보다 낮아 화학 등 탄소집약 업종의 초기 부담을 줄이는 방향이다.
대신 2036년 이후에는 감축률을 2.3%로 높여 집행위안인 1.7%보다 강화한다. 2029년부터 탄소제거를 ETS에 편입하고 이 가운데 바이오차 크레디트를 최대 20%까지 허용하는 방안도 담길 전망이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과 무상할당 폐지 속도도 늦추고 배출권 가격 급등락을 막는 장치를 검토한다.
레고 오너 일가, 플라스틱 재활용 투자 두 배로
레고 창업자 일가의 자산을 운용하는 덴마크 키르크비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투자를 크게 늘린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키르크비 클라이밋은 현재 16억달러(2조2400억원) 규모인 기후투자 포트폴리오를 향후 5년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핵심 투자 분야로 플라스틱 재활용을 꼽고 에너지 전환과 재활용에 자금을 나눠 투입한다.
배경에는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이 있다. 값싼 버진 플라스틱과 분절된 공급망 탓에 재활용 사업은 수익성이 낮았지만 규제가 장기 수요를 뒷받침해 투자 불확실성을 낮춘다는 판단이다. 키르크비는 단순 지분 투자보다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투자해 사업 자체를 키우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EU ‘러시아 에너지 탈피’ 계획 표류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가스·석탄 의존을 끊기 위해 마련한 리파워EU(REPowerEU)가 투자 부진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회계감사원은 3000억유로(488조원) 규모로 마련된 EU 기금 가운데 회원국이 실제 투입하기로 한 금액이 20%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효과도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45%였던 러시아산 가스 비중을 12%까지 낮췄다. 특히 유럽회계감사원은 리파워EU가 2030년까지 목표로 세운 태양광·풍력 설비 103GW 추가 확보가 사실상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겨울을 앞두고 가스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공급처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영국 금융자문, 모든 고객에게 ESG 물어야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이 설립한 ‘어드바이저 지속가능성 그룹’이 금융자문사가 모든 고객에게 지속가능성·윤리·환경·사회적 투자 선호도를 묻도록 권고했다. 새 지침은 ESG 투자를 ‘윤리적 투자자’만의 별도 영역으로 보지 말고 일반적인 고객 정보 확인 절차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특히 기후·자연·사회·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 관련 위험을 고객의 장기 재무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융위험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댄 고드프리 그룹 의장은 지속가능성을 제대로 반영하면 규제 대응을 넘어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호도 확인이 자산관리업의 표준 상담 절차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중국 석탄발전 ‘정점’ 신호
중국의 에너지 전환이 재생에너지를 석탄에 추가하는 단계에서 석탄 자체를 밀어내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신규 전력 수요는 모두 청정에너지가 충당했다. 전력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석탄 사용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며 석탄발전의 12개월 이동평균도 2024년 초부터 정체됐다.
중국 화력발전 설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7개 성에서 석탄발전 정체 신호가 나타났다. 엠버가 추적한 11개 산업 가운데 8개는 이미 화석연료 사용 정점을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식음료는 26%, 운송장비는 52%, 화석연료 채굴은 71% 줄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35%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석탄·석유 수요 정점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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