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U 1000만명을 돌파한 토종 OTT 쿠팡플레이 메인 화면 / 쿠팡플레이
MAU 1000만명을 돌파한 토종 OTT 쿠팡플레이 메인 화면 / 쿠팡플레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최초로 1000만 기록이 탄생했다. 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지난 8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006만7459명으로 나타났다. 전월(868만949명) 대비 16% 늘어난 수치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당 서비스를 사용한 이용자 수를 뜻한다.

그동안 1000만 기록은 오직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것이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가 추격하며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점차 좁히고 있다. 넷플릭스의 8월 MAU는 1620만7518명으로 전월(1632만891명)보다 0.74% 감소했다. 물론 MAU는 해당 기간에 어떤 콘텐츠나 이벤트가 있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토종 OTT가 처음으로 1000만 기록을 달성했다는 점,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지난 6월 토종 OTT 티빙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3년 전부터 추진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도 하다.

토종 OTT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희비가 교차하고 여러 변수가 발생하는 가운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넷플릭스가 2016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10년 동안 토종 OTT는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그 가운데서도 잘 버텨왔지만 최근 시장 판도가 크게 변화하면서 또 한번 기로에 섰다. 토종 OTT는 앞으로의 10년 동안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쿠팡플레이의 도약…왓챠 인수

그동안 국내 OTT 시장은 변화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토종 OTT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도였다. 그 이외에 판도가 크게 바뀌거나 예측이 어려운 적은 드물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등 이전보다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게다가 여러 사건과 이슈가 발생하며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별 OTT, 나아가 토종 OTT 전체가 새로운 도약과 정체, 그 사이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올 상반기부터 2위 격전이 심화됐다. 현재의 승기는 쿠팡플레이가 잡았다. 쿠팡플레이는 올해 2월 티빙을 제치고 2위에 올랐으나 4개월 만인 6월에 3위가 됐다. 그러다 다시 2위가 되어 1000만 기록까지 달성했다. 쿠팡플레이의 1000만 기록은 오리지널 콘텐츠, 스포츠 중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과가 나타나며 이뤄졌다. 우선 배우 김혜수, 조여정 주연의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가 지난 7월 공개돼 많은 인기를 얻었다.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스포츠 팬들도 대거 유입됐다. 이 시리즈는 2022년부터 매년 여름 명문 축구 구단들을 초청해 한국 팬들에게 선보이는 행사다. 올해는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데뷔 무대가 있어 더욱 관심이 높았다. 빅뱅 20주년 데뷔일에 맞춰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빅뱅 20주년 X 한강 콜라보레이션’ 라이브 스트리밍도 화제를 모았다. OTT의 핵심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힘을 발휘하고 스포츠와 라이브 영역으로 확장하며 시너지가 나타났다.

이전에 쿠팡플레이는 모회사인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많은 구독자를 끌어모으는 데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를 도입해 규모를 대폭 키웠다.

또 다른 반가운 소식도 있다.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왓챠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왓챠는 자본 잠식 상태에 이르렀으며 여러 차례 인수가 무산됐다. 결국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 못하는가 했더니 극적으로 지난 8월 콘텐츠 기업 키노라이츠가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인수 가격은 42억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눈여겨볼 점은 두 기업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다. 키노라이츠는 여러 OTT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돕고 이용자의 평가와 취향을 토대로 작품을 추천해 준다. 이는 왓챠의 전신인 ‘왓챠피디아’의 사업 모델과도 유사하다. 왓챠피디아는 영화 추천 서비스로 시작해 드라마, 도서, 웹툰 등으로 영역으로 확장했다. 두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개별 이용자들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OTT의 핵심 경쟁력인 ‘개인화’와 연결되는 영역인 만큼 왓챠가 더욱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왓챠가 과거 OTT 사업에서 보여준 많은 한계점을 차근차근 보완해 나가야 한다. 특히 왓챠가 마니아층은 확보했으나 대중적으로 크게 확산되진 못했던 점을 극복해야만 한다.

합병 지연에 중국 공세가 강화되면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토종 OTT들도 있다. 쿠팡플레이와 2위를 다투던 티빙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용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사태 수습과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9월 3일 보상 패키지 지급 계획을 내놓고 2030년까지 정보보호 투자를 4배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하지만 플랫폼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안정적으로 가입자를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선 보다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도 지연되고 있다. 두 OTT의 합병은 글로벌 OTT의 공세에 맞설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혀왔다. 이를 위해 양사는 2023년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도 받았다. 하지만 3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합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티빙 주주인 KT의 반대 등이 요인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티빙의 주주인 SLL중앙이 그룹의 유동성 문제로 티빙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티빙 또한 정보 유출 사태를 수습해야 하다보니 합병이 계속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이은 악재와 변수가 겹치면서 토종 OTT의 명운이 달린 합병이 과연 가능이나 할지, 언제 이뤄질 수 있을지 사실상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토종 OTT가 놓인 시장 환경도 갈수록 악화될 전망이다. 심지어 새로운 경쟁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 OTT의 힘이 강력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텐센트비디오의 글로벌 서비스 위TV(WeTV), 아이치이는 이미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작품에 대한 한국어 자막도 제공하고 있으며 점차 많은 이용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의 중국 드라마, 중국의 숏폼 드라마 등이 대거 공급되며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토종 OTT가 고전하는 사이 중국 OTT가 낮은 구독료와 대량의 콘텐츠로 공략을 강화한다면 토종 OTT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오는 10월엔 OTT 시장에 성대한 행사가 열린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10주년을 기념한 ‘넷플 잔치’다. 이 행사엔 수많은 창작자와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이렇게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가 축배를 드는 동안 토종 OTT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여러 변수와 사건이 발생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얼른 안정을 되찾고 이용자들의 신뢰와 마음을 얻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나아가 토종 OTT만의 차별화된 길을 개척하며 새로운 10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김희경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영화평론가 kimhk@kmu.ac.kr